- 💬대나무숲 자유글 ()
남자가 설거지나 요리하는 건 성격적으로 맞지 않다고하며 사이비냐고 말하는 개독인
지난주 교회 소그룹 모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우리는 ‘가정에서의 신앙 실천’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대화가 한창 무르익던 중, 한 집사님이 웃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부엌에 들어가 본 적이 없어. 남자가 설거지나 요리하는 건 성격적으로 맞지 않아.”
순간 방이 조용해졌습니다. 몇몇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다른 사람들의 얼굴에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그때 제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기셨잖아요. 당시 사회에서 발 씻기는 가장 낮은 종이 하는 일이었는데, 주님이 친히 그 일을 하신 건 우리에게 섬김의 본을 보여주신 거 아닐까요? 그렇다면 남자가 집안일 하는 것도 예수님을 따르는 모습 아닐까요?”
그러자 어떤 분은 “그건 너무 세속적인 평등주의다. 남자가 설거지하는 건 성경적이지 않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심지어 “그런 주장은 사이비 같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순간 마음이 씁쓸했지만, 다른 쪽에서 한 청년이 나섰습니다.
“형제님, 성경은 서로 사랑으로 섬기라고 하지 않습니까? 맞벌이하는 요즘 가정에서 남편이 집안일을 도와주는 건 오히려 아내를 사랑하는 희생 아닌가요?”
분위기는 잠시 팽팽했지만, 대화는 이어졌습니다. 일부는 여전히 남자답지 않다는 고정관념을 지켰고, 또 다른 일부는 성경적 섬김을 더 넓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날 모임을 마치며 제 마음에 남은 것은 분명했습니다. ‘남자가 집안일 하는 것이 성경에 어긋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예수님의 섬김을 본받는 길이다.’ 하지만 동시에, 교회 안에서도 여전히 성 역할을 둘러싼 깊은 간극이 존재한다는 현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