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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리더? 간사?
구로구 어느 교회의 초등부(3~4학년) 교육전도사였을 때 일이다.
초등학교 부서다 보니 유년부(1~2학년), 소년부(5~6학년)와도 교류가 있었다.
소년부에서 봉사하는 어느 여성 교인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분의 나이가 30대 중반이었는데 아직 결혼 전이었다.
1990년대 후반인 당시에는 결혼 종용을 받는 나이였다.
(당시 내 나이는 30대 초반으로 우리 딸이 5살이었다.)
다른 전도사와 함께 동석하여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그분은 대학교에서 활동하는 어느 선교회에 속해 있었다고 한다.
누구나 다 아는 유명한 그 선교회에 다녔던 사람들은 세월이 많이 지나도 그때의 이야기를 하곤 한다.
신학을 하고 목회자가 된 사람 중에서도 그런 사람을 보았다.
그만큼 내부 결속력이 강한 곳인가 보다.
사연은 이렇다.
그분이 좋은 분을 만났는데 결혼 생각까지 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본인의 그룹을 지도하던 간사가 결혼하지 말라고 해서 포기했다는 거다.
주님의 뜻이 어쩌고저쩌고.
그 일 이후 마음의 상처로 인해 연애도 힘들게 되고 세월이 흘렀다고 했다.
생각해 보니 그 말을 들을 이유가 없었는데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후회한다고 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전도사와 나는 너무 놀라서 반문했다.
“아니, 본인 스스로 결정해야 할 일을 왜 그런 사람의 말을 들었어요?”
그 조직의 분위기가 그렇게 만든다는 거였다.
자기들을 지도하는 리더의 말에 순종해야 한다는 건데, 우리는 너무 놀라서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그분의 얼굴에는 숨기지 못한 슬픔이 가득했다.
교회, 선교단체 등에는 리더 혹은 간사가 있다.(이후로는 ‘리더’로 통일한다.)
하는 일은 다양하지만, 어쨌든 한 그룹을 이끄는 일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이런 리더들을 절대로 세워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신학교육을 받은 사람들도 엉망인 경우가 태반인데, 교회와 모임에서 성경공부 조금 했다고 ‘리더’가 될 수 있겠는가?
심지어 대학생인 경우 이제 20대 초반인데 뭘 알고, 뭘 배웠다고 후배들을 지도할 수 있는가?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교회를 보면 이런저런 사유로 ‘장’이나 ‘리더’를 세워 관리하게 한다.
관리의 영역에는 ‘가르침’도 넣어서 리더에게 우월감을 들게 한다.
이때 대부분은 스스로 뭔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되고, 그 느낌에 기대어 온갖 이상한 말과 행동을 한다.
이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조직은 관리를 쉽게 하려고 그런 행위를 조장하거나 방관한다.
힘 비슷한 것을 주어야 동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시시하게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게 된다.
즉, 완장을 채워줘야 하는 거다.
이건 피라미드 형태로 조직을 관리하기 위한 수단이다.
교회와 선교회 모두 해당된다.
구역, 조, 목장, 셀, 팀 등 온갖 이름을 붙이는 데 목적은 하나다.
사람들을 관리하여 새 나가지 못하게 하고 붙잡아 두려는 의도다.
리더에게 힘을 주지 않으면 이 일이 수월하지 않게 되는 거다.
그러면 큰 조직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1. 교인을 관리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자율로 교회를 다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누군가가 나를 관리하고 조직에 붙잡아 놓으려 한다고 생각을 해 보라.
답이 나온다.
이런 의미에서 조직이 탄탄한 각종 선교단체는 그 의도가 매우 불손하다고 생각한다.
2. 꼭 관리해야 할 상황이라면 엄격히 선을 그어야 한다.
명확한 규정을 정하고 그 범위 안에서만 활동하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