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나무숲 자유글 ()
주말에 성경책 대신 등산화 끈 묶으니까 이제야 사람답게 사네요
예전에는 일요일 아침만 되면 눈 뜨자마자 가슴이 답답했어요. 오늘은 또 가서 누구랑 웃으며 인사해야 하나, 혹시나 내 표정이 안 좋아서 믿음 없어 보이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벌써 기운이 다 빠졌거든요. 근데 교회 발길 끊고 나니까 그 숨 막히는 강박에서 드디어 탈출했습니다.
교회 안에서는 늘 '순종'이랑 '겸손'을 입에 달고 살아야 하잖아요. 근데 막상 들여다보면 그게 참 웃겨요. 교회 식당에서 봉사하시는 권사님들끼리도 누가 더 목소리 큰지 서열 싸움하고, 장로님들은 목사님 옆자리 사수하려고 은근히 눈치 게임 하는 거... 그런 꼴을 매주 보고 있자니 '여기가 정말 거룩한 곳인가' 하는 현타가 오더라고요.
가장 지긋지긋했던 건 '기도 제목'이라는 명목으로 남의 사생활을 공유하는 문화였어요. 내가 힘들어서 조용히 털어놓은 고민이 다음 날이면 교회 전체에 '중보 기도'라는 이름으로 쫙 퍼져 있더군요. 위로를 해주는 척하면서도 눈빛에는 묘한 우월감이나 호기심이 서려 있는 걸 느낄 때마다 정이 뚝 떨어졌습니다.
이제는 일요일 아침에 산에 오르거나 운동장 가서 땀을 쫙 뺍니다. 예배당의 매캐한 공기 대신 맑은 공기 마시니까 머리도 맑아지고 몸도 훨씬 건강해졌어요. 억지로 착한 척, 은혜받은 척 가면 쓰지 않아도 되니까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제로에 가깝습니다.
종교라는 건 결국 마음 편하자고 믿는 거 아닌가요? 그런데 교회가 오히려 사람을 옭아매고 가스라이팅 한다면 그건 더 이상 종교가 아니라고 봐요. 교회 밖으로 나오니 비로소 제 자신이 소중하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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