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나무숲 자유글 ()
일요일 아침에 커피 한 잔 내려 마시며 느끼는 묘한 해방감
오늘 아침에는 알람도 안 맞추고 느지막이 일어났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벌써 머리 감고 제일 단정한 옷 골라 입으면서 셔틀버스 시간 맞추느라 정신없었을 텐데 말이죠. 거실 창가에 앉아 커피 한 잔 내리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왜 그동안 그렇게 숨 가쁘게 살았을까 하고요.
사실 교회 안에서 겪는 일들이라는 게 참 뻔하잖아요. 겉으로는 다들 은혜받았다고 웃으며 인사하지만, 막상 구역 예배나 봉사 모임 들어가면 그 안에서도 은근히 집 평수 따지고, 자식 성적 비교하고, 누가 더 목사님 눈에 드나 살피는 눈치 싸움이 장난 아니거든요. 사랑과 평화를 말하는 곳에서 오히려 가장 날 선 평가를 받고 있다는 기분이 들 때가 참 많았습니다.
제일 견디기 힘들었던 건 인간관계였던 것 같아요. 교회 생활 좀 깊게 해보신 분들은 아실 거예요. 누군가 어려운 일을 당하면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척하면서도, 뒤돌아서면 '기도가 부족해서 그렇다'느니 '무슨 죄를 지었길래 저런 시련이 오냐'느니 하며 말 보태는 사람들 말이에요. 그런 이중적인 모습들을 매주 마주하다 보니, 어느 순간 예배당에 앉아 있는 제 모습조차 위선처럼 느껴지더라고요.
봉사라는 명목으로 주말 내내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것도 지쳤습니다. 몸은 피곤해 죽겠는데 거절하면 믿음 없는 사람 취급받으니 억지로 웃으며 버텼죠. 정작 내 가족, 내 마음은 엉망진창인데 남을 섬긴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지더군요.
지금은 교회 근처에도 안 가지만 역설적으로 마음은 훨씬 평화롭습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이 아니라 진짜 제 인생을 사는 기분이에요. 헌금이나 봉사 압박 없이, 그저 조용히 오늘 하루를 감사하며 지내는 이 시간이 저에게는 진짜 예배처럼 느껴집니다.
교회를 떠나고 나니 비로소 사람들이 왜 교회를 욕하는지, 청년들이 왜 그토록 등을 돌리는지 객관적으로 보이네요. 건물을 세우고 사람을 모으는 것보다, 상처받은 개인의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는 게 우선일 텐데 말입니다. 혹시 지금 인간관계나 의무감 때문에 억지로 발걸음을 옮기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잠시 멈춰서 본인의 마음이 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