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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가 파시즘인가: '신천지 프레임'과 설교자의 권력욕에 대하여
요즘 일부 교회들을 보면 신앙 공동체인지, 아니면 특정 리더를 따르는 정치 집단인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특히 본인의 생각과 조금만 다르면 '신천지'나 '사탄'으로 몰아붙이는 분위기, 그리고 담임목사가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며 정치적 선동을 하는 모습은 우리를 당혹스럽게 만듭니다.
이러한 현상이 왜 위험한지, 그리고 우리가 지향해야 할 본래의 길은 무엇인지 짚어보겠습니다.
1. 낙인찍기: "나와 다르면 신천지다"라는 이분법
불교에서는 불이(不二) 사상을 강조합니다. 너와 내가 둘이 아니며, 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것이 진리에 가깝다는 뜻이죠. 하지만 오늘날 많은 교회는 극단적인 이분법에 빠져 있습니다.
나의 해석이나 우리 교회의 가르침과 조금만 다르면 '신천지'라는 딱지를 붙여 입을 막아버립니다. 이건 종교적 분별이라기보다 파시즘의 전형적인 수법입니다. 외부의 적(신천지)을 상정해 내부의 결속을 다지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원천 봉쇄하는 것이죠. 성경이 말하는 '다양성 안의 일치'는 사라지고 획일적인 복종만 남은 셈입니다.
2. 제사장이 된 정치가: 국가 미래를 논하는 설교
담임목사가 성경의 본질보다는 국가의 정책, 미래 비전, 정치적 방향을 제시하는 것에 열을 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기독교적 관점에서 보면 우상숭배의 변형입니다.
메시아 콤플렉스: 목사 자신이 국가를 구원할 지략가나 선지자라도 된 양 행동하는 것은 교만입니다. 기독교의 핵심은 하나님 나라의 구현이지, 세속 권력의 설계가 아닙니다.
소외되는 복음: 국가의 미래를 논하느라 정작 성도들의 삶과 영적 갈급함은 뒷전이 됩니다. 공자가 말한 '정명(正名)' 사상, 즉 임금은 임금답고 목사는 목사다워야 한다는 원칙이 깨진 상태입니다.
3. 종교적 파시즘의 위험성: 맹목적인 추종
니체는 "신은 죽었다"고 말하며 제도화된 종교가 인간의 주체성을 뺏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목사가 국가의 운명을 쥐락펴락하듯 설교하면, 성도들은 스스로 판단하기를 포기하고 목사의 입만 바라보게 됩니다.
이것은 영적 지도가 아니라 정신적 지배입니다. 동양철학에서 강조하는 스스로 깨닫는 힘(자각)과 성경이 말하는 성령의 직접적인 인도를 가로막는 행위입니다. 집단 광기에 가까운 결집력은 사회를 통합하기보다 갈등을 조장하고 타자를 혐오하게 만듭니다.
결론: 건강한 신앙은 질문을 멈추지 않습니다
진짜 신앙은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악마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차이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함께 찾아가죠. 또한, 참된 지도자는 자신을 드러내 국가 비전을 선포하기보다 성도 개개인이 삶의 자리에서 사랑을 실천하도록 돕는 자입니다.
교회가 파시즘의 도구가 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목사의 말이 아니라 성경 본연의 가치와 보편적인 인류애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맹목적인 믿음보다는 지혜로운 의심이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