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나무숲 자유글 ()
성경을 인문학적 양자역학으로 해석하는 방
교회 안에서 대화하다 보면 참 묘한 기분이 들 때가 많아요. 어떤 분들은 성경을 무슨 초등학생 관찰 일기 보듯이 문자 그대로만 읽으면서 그게 최고의 믿음이라고 자부하거든요. 특히 지구를 문자 그대로 6일 만에 만들었다고 우기면서, 그 좁은 틀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사탄 마귀나 바이러스 취급하는 거 보면 정말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사실 성경을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현대 과학의 정점이라는 양자역학적인 원리가 이미 녹아 있는 것 같거든요. 가장 대표적인 게 바로 예수의 존재죠. 예수가 완전한 신이면서 동시에 완전한 인간이라는 '신인양성(神人兩性)'의 개념, 이거야말로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중첩
(Superposition)' 그 자체 아닌가요?
빛이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인 것처럼, 관측하기 전까지는 두 가지 상태가 공존하는 그 오묘한 진리가 이미 2천 년 전 성경에 담겨 있는 셈이죠. 신성과 인성이라는, 도저히 섞일 수 없는 두 성질이 한 존재 안에 완벽하게 중첩되어 있다는 이 거대한 신비를 이해하려면 우리 뇌의 사고방식 자체가 확장되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이런 우주적인 신비를 다루는 책을 보면서, 고작 "6일 만에 뚝딱 만들었으니 과학은 다 가짜다"라고 외치는 건 정말 신을 너무 작게 만드는 짓 같아요. 하나님이 우주를 창조할 때 빅뱅을 일으켰을 수도 있고, 양자 얽힘을 통해 만물을 연결하셨을 수도 있는데, 왜 그 거대한 가능성을 다 닫아버리고 '문자'라는 감옥에 스스로를 가두는지 모르겠습니다.
진짜 웃픈 건, 본인들이야말로 신의 능력을 제한하고 있으면서 남들을 향해 "믿음이 없다"고 손가락질한다는 거예요. 우주의 광활함과 미시 세계의 신비를 탐구하는 과학자들을 사탄의 하수인으로 몰아세우는 그 폐쇄성이야말로 공동체를 갉아먹는 진짜 질병 아닐까요? 세상을 '선 아니면 악', '교회 아니면 사탄'이라는 이분법적인 흑백논리로만 보니까, 양자역학적인 그 풍성한 진리의 스펙트럼을 전혀 보지 못하는 거죠.
집과 교회, 직장만 반복하며 그 좁은 울타리 안에서 자기들만의 확증편향을 키워가는 고인물들은 알아야 해요. 신앙은 지성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지성으로는 도저히 측량할 수 없는 우주의 신비를 겸허하게 인정하는 과정이라는 걸요.
성경을 읽으면서 양자역학적인 전율을 느끼지는 못할망정, 남들을 암세포 취급하며 배척하는 그 독선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고 싶네요. 진짜 신앙은 상대를 낙인찍는 게 아니라,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신비 앞에서도 마음을 열어두는 유연함에서 시작되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