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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와 신천지, 그리고 그들을 키운 '기존 교회'의 민낯
가나안 성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 중 하나는, 기성 교회의 모습에서 가끔 '신천지스러운' 기시감을 느끼기 때문이기도 하죠. 90세를 넘긴 노인을 영생불사의 존재로 믿는 그 기괴한 집단이 어떻게 이토록 거대해질 수 있었을까요? 단순히 그들이 악해서일까요, 아니면 우리 종교 지형에 문제가 있었던 걸까요?
1. 영생을 미끼로 한 거대한 심리극
이만희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신천지는 결국 '공포'와 '보상'을 적절히 섞은 심리 가스라이팅의 끝판왕입니다. "14만 4천 명 안에 들어야 구원받는다"는 조건부 구원론은 성도들을 무한 경쟁으로 몰아넣고, 조직에 인생을 갈아 넣게 만듭니다.
가장 화가 나는 건, 한 사람의 인생과 가족 관계를 파탄 내면서까지 조직의 덩치를 키우는 그 비인격적인 방식입니다. '모략'이라는 이름으로 거짓말을 정당화하고, 젊은이들의 미래를 저당 잡아 노인 한 명의 왕국을 건설하는 꼴을 보면 종교가 아니라 거대한 다단계 사기판이라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2. 신천지는 기성 교회의 '부작용'입니다
우리가 냉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중 상당수는 원래 기성 교회를 열심히 다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왜 그들은 익숙한 교회를 두고 그 좁은 복음방으로 들어갔을까요?
기성 교회의 말씀 부재: 질문하면 "믿음 없다"고 입을 막아버리는 교회에 질린 사람들이, 비논리적일지언정 '성경을 풀어준다'는 신천지의 교묘한 끼워 맞추기식 교리에 현혹된 겁니다.
외로운 공동체: 대형 교회 안에서 부속품처럼 지내던 사람들이, 신천지의 집요하고 조직적인 '관리'와 '관심'에 마음을 열어버린 거죠.
결국 이만희라는 괴물은 한국 교회의 불통과 무관심이라는 토양 위에서 자라난 독버섯 같은 존재입니다.
3. 교주 한 명에게 집중된 권력, 기성 교회는 자유로운가?
물론 신천지는 극단적입니다. 하지만 목사 한 마디에 온 교회가 벌벌 떨고, 목사를 '주의 종'이라며 신격화하고, 교회를 자식에게 세습하는 기성 교회의 모습은 이만희의 왕국과 본질적으로 무엇이 다른가요?
특정 개인에게 모든 영적 권위를 부여하고 맹목적으로 따르게 만드는 구조, 그것이 바로 이만희 같은 자들이 활개 칠 수 있는 판을 깔아준 셈입니다. 우리가 가나안 성도가 된 이유는 바로 이런 '사람 중심의 우상숭배'에서 벗어나 진짜 하나님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까.
이제는 눈을 떠야 합니다
이만희가 죽거나 조직이 무너진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까요? 제2, 제3의 이만희는 언제든 또 나옵니다. 우리가 종교라는 이름의 세뇌에서 깨어나지 않는다면 말이죠.
글자에 갇히고 사람에게 매몰된 신앙은 반드시 썩게 마련입니다. 90세 노인의 영생을 믿는 허망한 집단이나, 그들을 비난하면서도 자기 교회 목사에게 맹종하는 집단이나, 본질은 종이 한 장 차이일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은 신천지 포교를 당해봤거나, 혹은 주변에서 이 문제로 고통받는 분들을 보신 적이 있나요? 왜 우리 사회가 이런 종교적 괴물들에게 취약한지, 여러분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