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명토론방 자유글 ()
오늘 교회 얘기를 자꾸 하게 되는데, 교회 이사 하며 느낀 문제점
가정이사, 기업/학교/관공서 이사를
다 하다 보니 교회 이사도 종종 하는데요.
그때마다 '거의 공통적으로' 느낀 문제점
부분만 거론하면
대표적으로 '끼리끼리' '우리끼리' 이거 정말
좀 고쳤으면 좋겠어요.
십수 년 전, 대형 교회 이사를 처음 인원으로
들어갔을 때, 교회니까 잘 챙겨주고 배려도
많이 해주겠지 기대 했는데
실상은 반대였습니다. (아래 내용 외에
황당한 거도 많았는데 그건 주제를
벗어나니 다음에...)
큰 교회 작은 교회 공통으로 일 하는
사람보다 교회/교회 물건이 훨씬
앞설 때가 많습니다.
단적인 예로... 왕십리의 모 대형 교회가
신축으로 들어가는 이사였는데 가장 기억에
남을 만큼 힘든 현장이었습니다.
가장 큰 난관이 높고 넓고 깊은 외부의
계단으로 지하 2층을 교회 의자 150개
나르는 거... (긴 나무의자, 상당히 무거움.
엘베에 안 들어감)
지하 예배당 바닥 코팅 긁힌다고 밀차
(구루마) 못 쓰게 함. 신발까지 벗으라 함.
가정이사라도 어처구니 없을 상황인데
사무집기 이사 중 신발 벗으라는 요구는
15년 이사 경험 중 유일무이함.
그 150여개 긴 나무 의자를 사람 손으로
들고 내려와서 예배당 안에서 신발 벗고
들어서 나름.
나무 의자를 다 놓고 나니 목사 설교할 때
서는 단상을 제일 앞에다 놓아 달라고 함.
왜 그걸 제일 마지막에 해달라는지도
의문이지만;;
나무 의자들 때문에 길이 없어서 의자들
밀어놓고 하겠다 하니 또 바닥 코팅
얘기 하며 의자 밀다 긁힌다고 안 된다고
함.
너무 위험하다고 재차 건의 했으나 소용
없음. 결국 여러명이 붙어 머리 위로 대형
단상을 번쩍 들고 몇 번 위험한 고비 넘겨가며
자리에 배치함. 단상이 통과 못 하는 좁은
통로를 머리 위에 단상 든 사람들이 통과
해야 하니 많이 붙지도 못하고 균형 잡기
힘들어 위험할 수밖에 없음.
공통적으로 (아주 소수의 경우 외에) 교회
이사를 하면 이사 중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음.
와서 도와주는 건 기대해지도 않음. 어설프게
도와주면 방해하는 거나 진배 없으니...
길막만 좀 안 했으면 좋겠는데 서로 대화 하느라
정신 없어서 계속 짐 든 사람을 서서 기다리게
만듦 하아...
오는 사람마다 '어머 수고가 많으세요.' 하는데
나한테 하는 얘긴가? 돌아보면 다 아님.
자기들끼리 하는 인사임.
그냥 앉아 있기만 한 사람들끼리 수고했다
고생한다 함.
우리가 듣는 얘기는 주로 '어어, 그거 조심하세요.'
'떨어뜨리면 안되는데.' '긁혀요!' 임...
오는 사람들 손마다 뭔가 먹을 거 마실 거
들려 있는데 일 하는 사람들 거 아님.
역시 계속 앉아서 지시한 교회 사람들거임.
밥을 사주는 게 아니라 (사 줄 의무는 당연히
없습니다.) 교회 이사 중이라 밥은 못 하고
라면 끓여줄 테니 먹으라 하는데 딱 봐도
오밤중까지 할 이사를 라면 먹고 버티기
싫다는 작업원들 원성에 사양하고 나가서
사먹은 기억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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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예를 들 거 많긴 한데 대충 추리면
그렇습니다. 왜 교회 사람들끼리만
수고하고 목마를 거 같고 그런건지
모르겠어요.
대형 교회일 수록 심하고 거의 일치합니다.
우리 같은 (?) 사람들에게는 잘 보여서
전도할 필요도 못 느끼나 싶을 때가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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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수녀원 이사도 여러 번 했는데
(한때 거래 하던 소장이 천주교 신자이고
해당 수녀원이 주 거래처 중 하나)
여름에 수박을 계속 잘라다 줘서 나중에는
배가 불러 못 먹었습니다.
음료수는 발에 채일 정도로 계속 가져다
주시고 물티슈 들고 다니면서 등짐 지느라
손 없는 작업원들 땀 닦아 주시고...
식사 시간이 아닌데 중식, 분식 해다 주고
시켜 주셔서 쉬는 틈마다 먹느라 막상
점심시간에 입맛이 없...
수녀님들 부식은 그냥 다 저희 겁니다.
마음대로 가져다 먹으라고 하세요.
진짜
부담스러울 정도로 챙겨주십니다.
심지어 수녀님들만 계시다 보니 남자
화장실은 멀~리 나가야만 했는데
요소마다 화장실 하나씩 지정해서
저희 쓰게 해주시면서 '이사 끝나고
청소하면 돼요.' 하시는데 어찌나
감사하던지...
폐기가 많았던 날은 폐기 서랍장에
넣어 두고 깜빡한 지갑을 잃어버리셨다
하는데 혹시 보신 분 계시냐 묻고는
돈 얼마 없으니 괜찮다 하시는데
우리가 나서서 산더미같은 폐기 뒤져
그 지갑 찾아드리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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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의 이웃은
믿는 사람들 끼리가 아닙니다.
교회 안에 끼리끼리만 있지 말고
세상 밖으로 나가라고 가르치지 않던가요?
제가 유독 오늘 교회 얘기만 두 번을
하는 건, 교회 망해라라는 뜻이 아님을
알아 주셨으면 합니다.
천주교 배척만 하지 말고 배울 건 배워야
바뀔 수 있어요.
딴지에는 그런 분 안 계시지만 교회 얘기
하면 신성모독 어쩌고 하는 반응도
있었는데...
저는 오늘 글에 '예수' '하나님'을 지적한 건
한 글자도 없습니다.
교회는 신성이 아니고 그냥 믿음 가진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목사는 신이 아니라 그저 위임을 받아
말씀 전파하는 '사람'입니다.
잘못하면 욕 먹을 수 있는 존재이고
욕 먹으면 바뀌려고 노력해야 하는
'사람'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나님도 '내가 과했다. 다신 안 그러마'
인정을 하는데 믿는 '사람'이 뭐라고
오류가 없겠습니까.
전도 주간에만 착한 척, 친한 척,
챙겨주는 척하지 말고 평소에 스치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해야 합니다.
너무 영업 티 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