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명토론방 자유글 ()
너무나도 얕은 교회 수준
깊은 내용보다는 얕은 내용을 짧고 간략하게 전하는 프로그램이 인기 있다.
깊이 알지 못하니 전달되는 내용을 주는 대로 받아먹을 수밖에 없다.
워낙 얕기 때문에 하나라도 빼 먹으면 알아들을 수 없다.
일단 듣고 나면 뭔가 아는 것 같기는 하고 아는 척을 하기도 쉬운데 정작 아는 것은 없다.
귓가에 맴도는 주워들은 이야기만 있을 뿐.
이런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은 인기 강사로 칭송을 받는다.
돈도 많이 번다.
사실 학교 교사도 비슷한데 교사는 입시와 연관이 있을 뿐이다.
기본 교과 과정만 익히면 되고, 그나마도 교사용 교재는 해설과 답까지 적혀 있으니 입만 잘 털면 된다.
요즘은 학원에 밀려 힘을 못 쓰는 교사들도 많은데, 학원은 이런 일에 최적화된 곳이다.
교회는 어떠한가.
교인도 매우 얕은 정도의 내용만 원한다.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교회에 가서 짧은 시간 동안 설교를 들을 뿐이다.
설교는 그 시간에 '완료'될 수 있도록 얕아야 한다.
깊게 들어가기 위해 오랫동안 이어지는 설교는 용납되지 않는다.
설교 시간에 요구되는 것은 딱 이 정도다.
짧은 시간에 듣고, 하나님의 뜻과 구원에 대해 아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기만 하면 된다.
아니 몰라야 한다.
느낌만 받아야 한다.
깊은 내용은 절대 사절이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교회에서 힘든 이야기를 들어야 하겠냐는 거다.
이건 도시인들 뿐만 아니라 농촌도 동일하다.
이걸 잘 아는 사기꾼들은 아멘과 할렐루야를 추임새로 넣기를 강요한다.
그 효용성을 잘 알기 때문이다.
적당히 주제를 잡고 입을 잘 털면 되는데, 교인들의 수준에 맞추기만 하면 된다.
학교 교육 수준이 좀 높은 곳에서는 그에 맞추고 그렇지 않은 곳은 또 그에 맞추면 된다.
내용은 무엇이든 된다.
서로 윈윈하는 좋은 태도다.
나는 한때 자비량에 대해 깊이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러다가 중간에 목회를 쉬고 직장에 다녔었는데, 그때 자비량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접었다.
절대로 성서를 열심히 연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것을 다 잘 해낼 수 있는 수퍼맨도 있긴 하겠지만 나는 아니다.
교인들의 수준은 이것과 무관하지 않다.
수십 년 교회에 다닌 장로들도 신앙과 신학에 대해서는 유치원생들과 별 다를 바 없는 것도 이런 이유에 기인한다.
신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의 수준도 한심하기 그지없다.
일반대 나온 신학대학원 입학생도 똑같다.
놀랍게도, 어디서 배웠는지는 몰라도 신학교 입학하기 전부터 요령만 잔뜩 익힌 학생들이 매우 많다.
특히 교회의 이모저모를 잘 아는 목사와 장로의 자녀들이 더 그러하다.
이런 아이들이 목사 타이틀을 달고 목회하고, 그걸 교인들이 배우고, 그렇게 배운 아이들 중에서 목회자가 되고, 게네들이 또 교인들을 가르치고...
뫼비우스의 띠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