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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별잡] 우리는 가짜 노동을 하고 있다! ㄴㅇㄱ 알고 보니 회의가 가짜 노동의 한 사례일 수 있다?!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여덟 시간의 노동에 대하여 | #지금꼭볼동영상
이 대화는 '오마카세' 문화의 인기 현상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여, 인공지능 시대의 일자리 문제와 **'가짜 노동'**이라는 개념으로 이어집니다.
1. '오마카세'와 가치 창출
- '오마카세'는 원래 일본 어시장에서 시작된 것으로, 그날 남는 생선 등으로 주인장이 알아서 메뉴를 정해주는 방식에서 유래했습니다.
- 점차 고급화되어 비즈니스 접대용으로 사용되다가 최근에는 다양한 종류의 오마카세(한우, 순대, 아이스크림, 파스타 등)가 등장하며 힙한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 오마카세는 음식뿐만 아니라 셰프가 눈앞에서 직접 요리하는 '퍼포먼스' 자체에서 가치를 찾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파스타 오마카세에서 생면을 직접 만드는 과정을 보는 것은 재미있고, 이것이 오마카세의 핵심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 오마카세 경험은 뮤지컬이나 연극 공연을 보는 것과 유사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1시간 반에서 2시간 동안 식사하며 옆 사람과 이야기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공연과 비슷하며, 단순히 음식을 먹는 것을 넘어 '유희의 시간'을 사는 것 같은 풍부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오마카세나 특정 컨셉의 카페 등 새로운 문화의 공통점은 인간이 상상으로 가치를 만들고 의미를 부여하여 돈을 버는 활동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기계나 AI로 대체할 수 없는 **'스토리 메이킹'**에 차이가 있다는 생각으로 이어집니다. 로봇이 훨씬 저렴하고 빠르게 만들 수도 있지만, 사람이 앞에서 직접 퍼포먼스를 하는 것에 가치를 두는 것입니다.
- 자신의 경험이나 인생의 가치를 결과물과 섞을 때, 똑같은 물건도 의미가 달라질 수 있으며, 거기에 우리가 의미를 부여하기로 하면 그 직업은 살아남게 됩니다. 반대로 기계가 만들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직업은 사라질 수 있습니다.
2. 인공지능 시대의 일자리 문제
- 최근 가장 중요한 기술 이슈 중 하나는 인공지능으로 인한 직업 문제, 일자리 문제입니다.
- 새로운 기술에 대한 놀라움보다 일자리 걱정이 앞서며, 기계나 AI가 인간의 일을 빼앗고 대체하는 시대에 우리가 생각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 AI가 대체할 수 없는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 영화계에서는 작가와 배우들이 AI와 관련하여 파업하는 등 난리가 난 상황입니다. 전문가일수록 자신의 분야가 AI에 더 빨리 대체될 것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웹툰 작가, 스포츠 선수, 영화 평론 등).
- AI는 기사 작성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AI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용은 가능하지만 책임은 져야 함).
- 배우 분야도 안심할 수 없으며, 가상 아이돌처럼 가상으로 만드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SNS나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가상 아이돌 밴드가 있으며, 보컬로이드가 부른 노래에 익숙해진 세대는 어쩌면 그런 노래를 더 좋아할 수도 있습니다.
- 연기 역시 데이터가 쌓이면 AI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눈빛, 목소리 등도 데이터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3. 기계에 의한 일자리 대체는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 기계에 의한 인간 직업 상실 문제는 지금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200년 전부터 존재했던 문제입니다.
- 역사적으로 일자리가 가장 빠르게 없어졌던 시기는 20세기 초 (1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 호황기)였습니다. 당시 대규모 일자리를 뺏어간 기계는 바로 가전제품이었습니다. 원래 가정을 운영하려면 10명 이상의 사람이 필요했지만, 가전제품으로 인해 대규모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
- 당시에도 기계가 인간의 일을 대체하면 미래에는 인간이 일을 안 하지 않을까 하는 논의가 있었습니다 (하인의 저술).
- 버트런드 러셀은 **'게으름을 위한 찬양'**이라는 글에서, 기계가 50명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면 왜 50명이 잘려야 하는가? 대신 100명 모두가 하루 4시간씩 일하면 되지 않는가라고 제안했습니다. 그는 일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러셀은 왜 우리가 하루 4시간만 일하겠다는 답을 하지 못했는가에 대해 '노예 근성'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에게는 일을 해야만 한다는 강박이 있다는 것입니다. 일을 하지 않는 것을 '논다'고 표현하며 부정적인 어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가장 성공한 사람이 가장 바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 30년대에 비해 현재 과학 기술은 훨씬 발전했으며, 사실은 그만큼 일을 안 해도 되는 상황일 수 있습니다.
4. '가짜 노동' 개념
- 기계가 일을 많이 대체하고 있음에도 왜 여전히 많은 시간 일하는가에 대한 답 중 하나가 바로 **'가짜 노동(Fake Labor)'**이라는 개념입니다.
- 가짜 노동은 노동을 통해 얻어지는 물질적 가치나 결과물이 분명하지 않은 일을 의미합니다. 할 때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하지 않아도 별로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 가짜 노동에 대한 증거는 경제에서 여러 번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파킨슨 법칙이 있습니다 (공무원의 숫자는 늘어난다).
- 파킨슨의 연구에 따르면, 해군 규모는 줄었지만, 해군을 운영하는 행정 인력은 몇 배가 늘어났습니다. 일을 실제로 하는 인력은 크게 늘지 않았는데, 그들을 관리하는 조직은 늘어난 것입니다.
- 사람들은 주어진 시간 안에 일을 마치려 하며, 시간에 관계없이 일을 만들어서라도 주어진 시간을 채우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이것이 해군뿐만 아니라 공무원, 기업 등 모든 조직, 특히 사무직 근로자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많은 사무직 근로자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사실 별로 의미가 없으며, 안 해도 회사는 굴러가는데 왜 하는지 모르겠고 회사에 나와 시간만 떼우는 경우도 많다고 이야기합니다.
- 우리가 "너 없어도 돌아간다"는 말을 들으면 무섭게 느끼는 것처럼,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간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출근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 가짜 노동의 저자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미 적게 일해도 되는 사회를 만들어 놓고도 8시간을 일해야 한다는 강박에 빠져 그 나머지 시간을 무언가로 채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 모두가 바쁘다고 말하는데, 그 이유는 바쁘다고 하지 않는 순간 자신의 일자리가 위험해지고 쓸모없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사람들은 자신의 일이 가치 없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렇게 믿습니다.
- 하지만 전체 프로젝트에서 이러한 일들이 정말 필요한지를 따져보면 상당히 많은 부분이 가짜 노동이라는 것을 책은 고발합니다.
- 회의는 가짜 노동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내가 아는 얘기만 듣고 나오거나 결정사항이 하나도 없는 회의, 합리적으로 보이기 위해 시간을 보내는 회의, 의견 조율에 중요한 가치를 두기 때문에 끝없이 하는 회의 등이 해당합니다. 어떤 회사들은 회의 시간을 줄이거나 없앴을 때 생산성이 높아지기도 합니다.
- 남들이 보기에 별로 중요하지도 않고 안 해도 되는 프로젝트를 신입에게 주는 것처럼, 당장 줄 일이 없기 때문에 일을 만들어서 주는 경우도 가짜 노동의 예가 될 수 있습니다.
5. '노동의 신성함'과 인식 변화
- 노동이 신성하다거나 사람은 일을 해야 한다는 관념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정문에는 **"노동이 너를 자유케 하리라(Arbeit macht frei)"**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이는 강제 노동을 시키면서도 그것이 착취가 아닌 신성한 노동이며 너희를 자유케 할 것이라는 명분을 붙인 것입니다.
- 수용소 노동자들은 이 문구에 저항하며 'Arbeit'의 'B' 글자를 위가 크고 아래가 작은 모양이 아닌 위가 크고 아래가 작은 모양으로 만들어 새겼습니다. 이는 '우리는 너희 뜻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무언의 저항이었습니다.
- 이처럼 노동의 신성함이라는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고귀한 가치이지만, 나치도 사용했던 명분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우리는 8시간 노동을 즐거움으로 느끼도록 수백 년간 길들여졌을 수도 있습니다.
- 노동하고 일하는 것이 지위를 높여준다는 개념은 비교적 최근에 생긴 것입니다. 원래 수천 년간 인류 사회에서 지위가 높은 사람의 특권은 여유가 많은 것이었습니다. 노동은 노예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 이는 시민 혁명 이후 노동으로 돈을 버는 자본가들이 권력을 잡으면서 바뀌었습니다. 그때부터는 노동을 한다는 것, 바쁘다는 것이 그 사람의 지위를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바쁘다고 말할 때 자랑스러워합니다.
6. '피로 사회'와 자기 착취
- **'피로 사회'**라는 책은 이러한 논리를 연장하고 보완합니다.
- 19~20세기 노동 착취는 지배자(자본가)와 피지배자(노동자)가 따로 있어 자본가가 노동자를 착취하는 방식이었습니다.
- 하지만 21세기에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확산되면서, 착취자와 피착취자가 같은 사람이 된다는 것입니다. 즉, 자기가 자기 자신을 착취합니다.
- 성과주의 사회가 되면서 성과 달성을 위해 스스로를 끝까지 밀어붙이게 됩니다. 이것이 전통적인 착취보다 더 위험한 이유는, 이것을 착취라고 생각하지 않고 나는 자유롭다고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역시 마찬가지의 노동 강박이 있습니다.
- 이러한 자기 착취는 결국 번아웃으로 이어집니다.
7. 미래 사회와 대안
- '가짜 노동' 저자들의 결론은 매우 급진적인데, **이제 '놀아야 할 때'**라는 것입니다.
- 냉정하게 우리가 하는 일 가운데 필요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새로운 사회 체계에 대한 상상력과 철학이 필요합니다.
- 핵심은 기계가 만드는 부가가치를 모든 사람에게 나누어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 현재 나온 대안 중 하나는 기본 소득입니다. 기계로 돈을 번 사람에게 세금을 물려 그 세금을 나누어 주는 것입니다.
- 만약 노동 시간을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줄이는 세상이 온다면, 지금과는 매우 다른 종류의 권력 관계와 경제 관계가 새롭게 만들어질 것입니다.
- 사회학자나 연구자들이 이러한 변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논쟁을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하며, 머지않아 엄청난 변화가 도래할 텐데 아직 시스템적인 준비는 되어 있지 않다고 언급합니다.
8. '가짜 노동' 논의의 의도
- '가짜 노동'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어떤 분들이 "내가 하는 일이 가짜 노동인가, 의미 없다는 뜻인가"라고 오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이 주제는 특정 분야나 직종의 사람들을 공격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으며, '가짜 노동'이라는 주제를 함께 깊이 생각해 보고 우리 주변에도 그런 것이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보자는 차원에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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