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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교회 안의 도둑 사기꾼들 4회 - 대출
내가 일하던 어떤 교회에서 기념관을 짓게 되었다.
건물이 꽤 컸기 때문에 50억 원 이상 투입된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 더 들었을지도 모른다.
대부분 교회가 그렇듯이 충분한 자금을 모은 후 일을 진행하지 않았다.
교인들에게 건축헌금을 ‘작정’하라고 강요를 하고, 모자라는 부분은 대출을 받는다.
헌금을 걷기 위해 설교도 하고, 기도회도 하고, 부흥회도 한다.
그 교회도 마찬가지였다.
기존에 적립한 자금이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장로를 위시한 교인들뿐 아니라,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부교역자들에게서도 건축헌금을 짜냈다.
교역자들이 헌금을 내지 않으면 교인들도 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작정한 건축헌금이 모자랐다.
대출할 수밖에 없었는데, 내 기억으로는 농협에서 25억 원 정도였던 것 같다.
어쨌든 이리저리 돈을 짜내서 건물을 짓고 준공 기념 잔치도 했다.
이제 대출을 갚을 일만 남았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일이 있다.
교회 재정을 일반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기업 등은 대출을 받아 사업을 하여 수익을 내서 이자, 경비, 인건비 등을 충당하면 된다.
수익이 많이 나면 더 발전하게 되는 거고, 안 되면 망하는 거다.
교회는 완전히 다르다.
교회의 재정은 교인들의 헌금으로 이루어진다.
가끔 교회 내에 수익구조가 있는 예도 있으나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부분이다.
혹시 수익구조가 큰 교회가 있다면, 그건 가짜 교회다.
어쨌든 교회는 교인이 피땀 흘려 번 돈으로 살림을 살아야 하므로, 최대한 헛되이 쓰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건물을 지은 그 교회의 재정 규모는 1년에 15억 원 정도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매년 그 재정에서 1억 원 정도를 이자로 농협에 지급해야 한다.
교인들이 낸 헌금으로 말이다.
나 같으면 지출 항목을 잘 정리하여 최대한 빚을 갚으려고 했을 것이다.
빚도 줄이고 이자도 줄이기 위해서다.
이자는 교인들이 낸 헌금을 생돈으로 갖다 바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교회는 그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
이자를 갚기만 하고 긴축 재정을 하지 않았다.
몇몇 장로들이 빚을 갚기 위해 재정을 정비하자고 해도 목사가 말을 듣지 않았다.
자기 '목회'를 위해 많은 행사와 일을 벌였는데, 사실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었다.
그 지역의 최고로 큰 교회일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교회였기 때문에 교회를 알린다든지 사람을 끌기 위한 행사는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도 헛된 일을 위해 많은 돈을 썼다.
즉, 목사의 욕심을 위해 헌금을 썼다.
그 교회에서 나온 이후 상황을 파악해보니 더욱 개판이 되었다.
상환기간이 되어 대출 업체를 신협으로 바꾼 것이다.
이자율이 어떻게 되는지, 얼마나 원금을 상환했는지는 정확히 모른다.
다만, 여전히 잔액이 20억 원 이상 남았다는 것과 여전히 1억 원 정도가 이자로 나갔다는 것만 안다.
내가 왜 개판이 되었다고 하는지 이유를 말하겠다.
그 신협은 역사가 오래되었는데, 그 교회 교인들과 노회원들이 주축이 되어 개업했다.
즉, 그 신협에서 월급을 받는 사람과 배당받는 사람이 그 교회 교인이거나 노회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교회는 신협에 돈을 벌어주고 있었다.
교인들의 헌금으로 말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교회가 긴축재정을 해서 원금을 상환하기보다, 제때 이자를 내주는 것이 훨씬 이익이다.
교회가 망하지 않으면 이자는 계속 들어올 것인데, 그 교회는 지역에서 제일 크고 중심에 있는 교회이기 때문에 걱정할 것 없었다.
내가 아는 다른 어떤 교회는, 명절 때마다 은행에서 담임목사에게 선물을 보낸다고 한다.
물론, 그 교회가 대출받은 은행이다.
왜 보내는지 다 알 거다.
대출받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 대출받은 교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아는 한, 욕심 때문에 대출받은 교회가 대부분이다.
특히 건물에 대한 욕심이 많다.
건물을 잘 지으면 교인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영업 마인드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교인들이 피땀 흘려 벌어 정성스럽게 낸 헌금을 이렇게 사용하는 것은 도둑놈들이나 하는 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