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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에서 선한데 신을 안 믿는 자가 가는 지옥
어려서 교회를 다니며 드는 생각이 '하나님 안 믿어서 지옥 가는 거면 외딴 섬에 사는 원주민이나, 갓 태어난 아기도 전부 싹다 지옥에 가는 건가??'하는 거였음
그래서 목사한테 물어봤더니 존나 쿨하게 ㅇㅇ 지옥감 이러면서 그러니까 어려서부터 교회다니는 니들은 행운인 줄 알아라 이럼
어린 마음으로도 듣기에도 아기나 원주민까지 싹다 지옥 불구덩이로 쓰루한다는 게 나사빠진 소리로 들렸거든
뭔가 창작물의 설정구멍 같기도 하고... 암튼 그렇게 기독교에 대해 생긴 냉소적인 시각 때문에 무신론자가 되기도 했는데
문득 생각나서 구글링을 좀 해보니까 과연... 2000년간 흥행한 소설답게 그리 허술하진 않고 나름 백스토리가 있더라
일단 지옥에 간다는 목사의 말 자체는 맞음
근데 지옥은 지옥이라도 그중에 변옥(림보)이라 하는, 풀밭이 펼쳐져있고 나름 평화롭고 행복한 지옥이 또 있다고 함
세례 받지 못한 아기, 고대인이나 원주민, 이교도나 불신자 중에 선한 자가 가는 지옥이 바로 이 변옥인데
딱히 형벌이 없고 그중에 특별히 지혜롭고 선한 영혼은 오히려 일곱겹의 성벽 안에서 호의호식하며 대접받는다고 함
유일한 형별이라고는 진정한 구원인 하나님을 만날 수 없다는 것뿐인데(사실 살아서도 평생 안 믿었는데 뭔상관인가 싶긴 함)
그렇다고 절대 천국에 못 가는 건 아니고, 어떤 이교도 로마 황제는 변옥에 떨어졌다 천국으로 풀려났다는 거 보니까 운 좋으면 천국으로 방면되는 것 같음
그리고 광복절 특사 같은 느낌으로 천국에 경사스러운 일 있으면 변옥 영혼들을 풀어주는데 그래서 예수가 태어나기 전에 변옥에 갇힌 영혼들은 전부 천국으로 풀려났다고 함
물론 한국 기독교는 그딴 거 없고 무조건 예수천국 불신지옥 유황불 불구덩이 ㅇㅈㄹ하긴 하지만...
그건 이상하게 변형된 거고 역시 오래된 종교는 나름 합리성이라는 게 있구나 해서 재밌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