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명토론방 컬럼
과학과 이성과 노동자와 여성은 사탄의 전략이라고 외치는 한국교회는 왜 이런 생각에 빠진 것일까요?
1. 근대화의 정의와 보편적 가치
근대화란 봉건 사회에서 자본주의 사회로 또는 농경 사회에서 공업 사회로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정의입니다.
그러나 근대화를 더 보편적인 개념으로 정의하면, 경제뿐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종교, 가치관 등 모든 면에서 전반적인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 이전보다 향상된 삶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말합니다.
- 근대화는 전근대적인 상태에서 근대적인 상태로 이해하는 과정이거나, 후진적 상태에서 선진적 상태로 발전해가는 과정이라고 정의되기도 합니다.
- 근대화는 전통적인 사회가 가진 전근대성과 후진성 때문에 전통적 요소를 완벽히 제거하고 외적인 요소 전부를 바꾸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전통적인 바탕 위에 외부 요소의 자극을 통해 변형 과정을 거쳐 진화하는 것, 즉 문화적 특징을 종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일부 관점에서 근대화를 서구화라고 볼 수도 있지만, 모든 요소를 서구화하려는 시도는 결코 근대화가 아닙니다.
2. 근대화의 대표적인 특징 (세 가지 측면)
근대화의 대표적인 특징은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측면으로 나누어 이해할 수 있습니다.
A. 경제적 측면: 산업 혁명
- 18세기 중반부터 약 100여 년간 유럽에서 일어난 생산 기술의 발전과 사회 변화입니다.
- 이로 인해 중세 농경 사회가 근대의 공업 사회로 발전되었고, 봉건 사회가 무너지고 자본주의 사회로 전환되었습니다.
B. 정치적 측면: 프랑스 시민 혁명
- 1789년부터 1794년에 걸쳐 일어난 프랑스의 시민 혁명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 당시 세상을 지배하던 봉건 제도를 무너뜨리고, 시민들이 직접 정치적 의견을 표출하며 정치에 영향력을 미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 이는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가져왔으며, 최소한 군주도 법 아래에서 심판을 받는 입헌 군주제로의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 당시 프랑스 인구의 약 2%였던 국왕과 성직자, 귀족 등 특권 신분(제1, 2신분)은 세금이 면제되고 국가 관직을 독점하며 전국토의 40%를 소유했습니다. 특권 신분이 아닌 대다수 하층 시민과 농민들은 이들을 위해 일해야 했고, 하층 시민을 중심으로 혁명이 일어나 국왕과 성직자들의 손에서 권력을 빼앗아 투표권을 얻게 된 것이 정치적 근대화의 시작입니다.
C. 사회 문화적 측면: 계몽주의 운동
- 18세기 후반 유럽 전역에서 일어난 혁신적인 사상 운동입니다.
- 인간 개개인의 자유, 평등, 박애, 평화를 추구했습니다.
- 계몽주의가 타파하려 했던 구습은 봉건주의를 추구했던 왕과 기독교 성직자들의 권위주의였습니다.
- 이들은 신적 권위를 앞세워 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억압했던 중세 기독교의 문제를 지적하며 이신론을 주장했고, 왕과 귀족들의 권위주의 타파를 위해 전통을 거부했습니다.
- 결과적으로 인간의 이성이 중요하게 되었으며, 여기에 과학의 발전이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3. 한국 기독교와 근대화의 관계에 대한 분석
자료는 한국 기독교(개신교)가 근대화의 각 측면을 선별적으로 수용하거나 거부했다고 분석합니다.
A. 경제적 근대화 (수용 및 주도)
- 개신교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가장 잘 근대화가 이루어진 영역이라고 평가됩니다.
- 개신교는 농경 사회에서 자본주의 사회로의 근대화에 앞장섰다고 할 수 있으며, 경제적 근대화를 받아들이고 주도했기 때문에 개신교가 곧 자본주의 정신이라는 뿌리가 형성되었습니다.
B.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근대화 (거부 및 정체)
- 개신교는 프랑스 시민 혁명의 측면(정치)과 계몽주의 운동의 측면(사회 문화)에서는 오히려 근대화를 거부하고 중세 가톨릭의 정점이었던 토마스 아퀴나스의 철학과 신학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고 지적됩니다.
- 시민 혁명과 계몽주의가 자신들에게 도전했기 때문에 이를 근간을 흔드는 악마적인 사상이라고 생각하는 뿌리가 생겼다는 분석입니다.
- 현재 기독교와 교회는 다음의 단어들(근대화의 산물)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거나 기독교와 교회의 반대 개념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 휴머니즘 (인본주의), 진화, 이성, 여성, 노동자, 사회적 약자, 소수자.
- 교회는 이성과 과학을 인본주의와 신본주의라는 이분법으로 나누어, 교회가 경계해야 하는 사탄 마귀의 전략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 같다는 의문이 제기됩니다.
- 일부 기독교계는 노동자와 여성, 소외된 이들에 대한 이야기나 사회적 약자라는 말만 나오면 공산주의 빨갱이라고 극도의 거부감을 표출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인류가 추구해야 할 휴머니즘을 타파해야 할 사상으로 보는 결과로 나타납니다.
- 결론적으로, 현재 한국의 기독교는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근대화를 거부했기 때문에 전근대적인 모습을 띠고 있으며, 중세 교회를 꿈꾸고 그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필자는 판단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