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유게시판 💬 일반잡담 ()
개독친구말 용서해야하나요?
게시판 보다 보니 저도 아픈 기억이 생각나서 적어요
고딩동창 20년 된 친한 친구인데요
서로 성격이 잘 맞아서 싸운적도 거의 없고
오래간만에 만나도 너무 반갑고 좋았던 그런 사이에요.
그 친구는 결혼 한번 실패하고 재혼해서 잘살고
저는 공부욕심 많아서 가방끈 길어진 독신이구요
강사취직 할 즈음 너무나 힘든 일이 있어서
간만에 만났을 때 그런 얘기를 넋두리처럼 했더니
비장한 얼굴을 하며
대뜸
내가 너 그럴 줄 알았다
너가 교회 안 다니면서도
별탈없이 잘나가는 걸 보고
참으로 이상하다고 생각했었거든
이제라도 교회 열심히 나가
니 엄마 기도만으론 안돼
니가 해야지
그땐 그냥 친구가 독실한 크리스찬이고
나도 옛날엔 교회 열심히 나간걸 알기에
친구가 많이 아쉬워서 걱정하는 거라 생각해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었나 봐요
근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런 말을 어떻게 친구에게 할수가 있지??
하는 생각에 친구의 인간성에 대해 크게 실망했어요
그니까, 본인 자신은 엄청 독실한 신자인데
집안에 누가 아프고 우환도 있었고
결혼도 실패해서 속상했는데
옆에서 저는 한번도 실패없이 가는 걸 보고
그동안 이를 갈았다는 말 아닌가요??
(이것도 웃기네요. 우환이 없긴요. 결혼도 못하고 지병도 있는데)
제가 크게 고꾸라지는 걸 보고 비로소
고소하다고 생각했다는 거랑
뭐가 다른 말인가요?
그러면, 제가 잘나갈때 못마땅했으며,
앞으로도 주욱 고꾸라지는게 당연하다는 말이지요?
교회를 안 나가니.
이런 무서운 친구를 그동안 곁에 두고 있었다는 생각에
너무 끔찍하고 속상하고 슬펐어요
서로 오랫동안 좋은 친구로 만날수 있었던 제일 큰 이유가
저도 그 친구도 쿨한 편이라
서로의 사생활에 이래라저래라 지적질을 하지 않았거든요
서로 넋두리 하면 그저 들어주고 토닥거려주고
맛있는거 먹고 쇼핑하고 즐겁게 마무리하고
늘 그랬었는데
그게 다 가식이었단 말인가요?
정작 저는 친구 슬플때 기쁠 때 정말 내 일같이 걱정되고
기쁘고 행복하고 그랬었는데 인생무상하네요.
그때 따질 타이밍을 놓쳐서
지금도 간간이 연락은 하고 삽니다만
이대로 연락 끊어져도 상관없지만
전 솔직히 물어보고 끝내고 싶네요
그럼 너는 그동안 내가 잘나가는거 고까웠겠네??
앞으로는 어쩌냐?
나는 계속 교회 안 다닐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한테 우환이 안 생긴다면
너는 내가 또 고꾸라지길 바라겠네?
하나님의 징벌 차원에서??
야 그렇게 살지마라
이렇게 크게 말해주고 끝내고 싶네요
당췌 그런 말을 할수 있는 강심장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교회 전도하러 다니는 사람들의
예수천당 마귀지옥 뭐 이렇게 협박하고 다니는건 이해해요
하지만 이십년간 곁에서 주욱 저런 생각을 하며
저주를 퍼부었던 친구가
내가 사랑하고 아끼던 절친이었다는게
너무 소름끼치고 슬픕니다
얘는 지가 큰 말실수한 걸
알기라도 할까요?
교회 다니는 분들
제발 그렇게 살지좀 마세요
종교 갖고 싶다가도 친구같은 인간 될까봐
교회 절대 안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