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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독교를 손절하게 된 사연
저쪽 교회입구에서 사무실로 무섭게 뛰어오는 한 남자가 보였다. 순간 흠칫했지만 난 자연스럽게 지나치려고 했다.
하지만 그 남자는 내 팔을 우왁스럽게 잡아채더니 "너 일루와~!!" 이러면서 날 잡아끌었다.
난 당황하면서 왜 그러시냐고 놔달라고 했다. 그러자 그남자는 교회 운영사무실로 날 끌고 가기 시작했다.
운영사무실 안쪽에 끌려가선 한 쪽에 날 세우더니 "너 거기서 뭐했어? 주머니 안에 있는거 다 꺼내!!"
그제서야 난 뭔가 잘 못됐다는걸 느꼈다. '아~내가 도둑질 했다고 생각하는구나'
그 당시 난 반에서도 매우작은 편에 속해 교실 제일 앞에 앉았다. 그런 아이들 대부분 그렇듯이 소위 잘나가는 아이들과는 어울리지 못하는
범생이였으며, 세상물정도 모르고 어리숙한데다 부끄럼많은 중학교 1학년 학생이었다.
"저 안 훔쳤어요!!!"
지금 생각하면 참 어리숙한 외침이었지만 아직도 그 당시를 또렷이 기억하기 때문에 그 어리숙함은 온전히 내 뇌리에 박혀있다.
"야~~내가 뭐 훔쳤댔냐? 주머니에 있는거 꺼내보라고!!"
내 주머니 속에는 십일조를 하겠다고 들고 온 꼬깃꼬깃 접혀있는 천원짜리 한장이 들어있었고, 난 그 돈이 날 곤경에 빠지게 할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언뜻 며칠 전 어머니께서 말씀하신게 기억이 났다. 최근 교회에 좀도둑이 설쳐서 목사님이나 장로님이 고민이시라던.....
"이새끼 내가 꼭 뒤져야 되냐?"
결국 내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원망스런 천원짜리 지폐한장이 그 남자 손에 쥐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