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격범 그리고 통일교 - 전반부 - PD수첩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총격 사건은 통일교와 깊이 연관되어 있으며, 총격범의 개인적인 원한과 통일교의 헌금 관행이 주요 배경으로 지목됩니다.
아베 전 총리 총격 사건의 개요
- 사건 발생: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2022년 7월 8일 오전 11시 반쯤 나라시 한복판에서 거리 유세 중 총격을 받아 사망했습니다.
- 총격범 체포: 총격범은 야마가미 테츠야(41세)로, 현장에서 달아나거나 저항하지 않고 순순히 경찰에 연행되었습니다.
- 범행 준비: 야마가미의 집에서는 범행에 사용된 것과 유사한 사제 총포와 화약이 발견되었으며, 범행 전날에는 인근 통일교회 건물에서 시험 발사를 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총격범의 동기와 통일교와의 연관성
- 개인적 원한: 총격범 야마가미는 어머니가 통일교에 빠지면서 집이 파산에 이르게 되었고, 이로 인해 가정 붕괴, 재산 탕진, 그리고 의지하던 형마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을 겪었다고 밝혔습니다.
- 범행 표적: 야마가미는 문선명 일가를 모두 죽이고 싶었지만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가장 영향력 있는 통일교 지지자인 아베 전 총리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진술했습니다. 아베 전 총리가 표적이 된 것은 지난해(2021년) 통일교 관련 단체의 행사에 영상 축전을 보낸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 계획된 범행: 야마가미는 오래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보이며, 2020년 겨울에는 "복수는 스스로 해야 할 일이 있다. 나도 간절할 정도로 총을 가지고 싶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1년 반 뒤 그는 직접 총을 만들어 범행을 실행했습니다.
통일교의 포교 및 헌금 관행
- 통일교 개요: 통일교는 1954년 문선명 총재가 일으킨 신흥종교로, 일본에서는 1959년부터 선교 활동을 시작해 교세를 넓혔습니다. 문 총재 사후에는 부인 한학자 씨가 2대 교주로 교단을 이끌고 있습니다.
- 고액 헌금: 야마가미의 모친은 통일교 내부에서 '독지가'라고 불릴 정도로 1억 엔(한화 약 10억 원)이 넘는 초대형 금액을 헌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영감 상법': 통일교는 '영감 상법'이라는 방식으로 신도들에게 물건을 사서 조상의 원한을 풀어주어야 후손이 잘된다는 교리를 내세워 헌금을 독려했습니다. 문선명 총재의 발언을 기록한 책에도 "조상들이 나타나서 야 내 돈 엉뚱한 데 쓰지 말고 그거 사라고 가르쳐 주는 겁니다 그걸 안 살 수 있겠어요"라고 언급되어 있습니다.
- 조상 관련 의식: '영감 상법'이 일본 사회에서 문제가 된 이후 통일교는 '조상 해원식'과 '조상 축복식'이라는 조상 관련 의식을 새로 시작했습니다. 이 의식은 현재 430대 조상까지 진행되며, 1대를 30년으로 볼 때 12,900년 전 조상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일본 신자들의 경우 해원식을 위해 한국 신자의 10배를 헌금하는 경우도 있으며, 조상 축복식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25만 원을 내고 예복도 구입해야 합니다. 과거 일본에서 활동하던 통일교 목회자들은 이를 또 다른 영감 상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모든 재산 바치기': 1998년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통일교 강연 영상에서는 "모든 재산을 바치라"고 하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 일본 헌금의 특수성: 일본인 가정에 유독 헌금의 고통이 큰 이유는 통일교 경전인 '원리강론'에 2차 대전에 참전했던 일본 군인들을 '사탄의 편'이라고 이야기하며, 일본 통일교 신자들이 일본이 지은 죄를 갚기 위해 통일교에 헌신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착취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1999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으로 송금된 일본 헌금액은 무려 4조 8천억 원에 달한다고 알려졌습니다.
- 통일교 2세들의 고통: 부모가 모두 통일교 신자인 통일교 2세들은 헌금 때문에 가정이 늘 어려웠으며, 빚까지 내서 헌금하는 부모를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말합니다. 강요된 신앙생활로 인해 몸과 마음이 병들기도 했습니다.
통일교의 입장 및 논란
- 기자회견: 아베 전 총리 총격 테러 이후 통일교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교단 측은 기자회견을 자청하여 총격범 모친이 신자인 것은 맞지만 헌금 규모와 파산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고액 헌금이라도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반박 기자회견: 하지만 교단 측의 기자회견이 열린 다음 날, 30여 년 전부터 통일교의 포교 활동과 헌금 방식에 문제를 제기해온 변호사 그룹이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통일교의 헌금 관행이 기만적이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한학자 총재의 발언: 2012년 12월 25일 일본 간부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한학자 총재는 일본의 책임을 강조하며 "여러분들이 쉬려고 생각하지만 그나마 내가 없었더라면 여러분들에게 희망이 있겠나"라고 말한 영상이 공개되었습니다.
- 현재 상황: 아베 전 총리 총격 사건 이후 통일교와 일본 헌금 실태에 대한 보도가 연일 계속되고 있으며, 일본 통일교 본부 앞에서는 통일교 추방을 외치는 일본 시민들의 항의 집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교단 측은 다시 한번 기자회견을 열고 진화에 나섰으나, 한국 통일교 측은 서면 답변을 약속했다가 갑자기 입장을 바꿔 모든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전해왔습니다.
- 통일교 자산 규모: 통일교가 보유한 서울과 가평 일대 토지의 공시지가액은 확인된 것만 2조 6천억 원 이상이며, 지난해 공시된 재단의 자산 규모는 약 3조 2천억 원에 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