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유게시판 💬 일반잡담 ()
사실 가나안 교인이 되었다.
심지어 몇 달이나 되었다.
교회와 예배에 대해 어딘가
그릇된 인식을 갖고 있어서 출석을 중단했다.
무엇보다도 내가 교만하다면 인정하지만
난 우리 교회에서 무얼 더 기대할까 싶었다.
교회는 무한하게 날 성장시킬 줄 알았다.
그러나 교회로부터 난 더 이상 얻을 수 없었다.
그럼, 내가 가진 신앙의 본질은 무엇이었나?
하나님이 사랑하셔서 내가 응한 것인가,
혹은 그냥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서 믿은 건가.
담임 목사님 연락까지 오지만 다 응답않는다.
솔직히, 교회 식구들을 여전히 사랑하지만
남 몰래 쌓아둔 경멸스러움이 꽤 지독하다.
신앙을 가진지 수년이 되었고
이미 내가 믿던 때부터 교회는 하락세였다.
한국의 온 교회가 그리 되는 중이었다.
그렇게 하나 둘 떠나는 걸
신앙을 성장시키며 점점 목격했다.
그리고 남는 건 청년부의 집사, 권사, 장로 자녀들.
모임을 하지만 빈 껍데기인 모임에 불과했다.
그래도 주님을 위하여, 예배드리듯 열심이었다.
그러나 한계에 봉착한 순간 나는 길을 달리 섰다.
예배가 전혀 즐겁지 않고 모임이 싫어졌다.
작은 모임부터 예배까지 사람들이 너무 잘 보였다.
신앙에 기반하지 않은 나눔, 그저 문화에 젖은 신앙.
그저 장소가 장이니 만큼 분위기에 어설피 따르는 모습...
그 상황에서 점점 교감을 잃어가며 홀리한 척 하는 나.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 사람들. 그 놈의 진심,
성도 10명 중 1명은 갖고 있을까? 난 늘 불편했다.
나는 그런 성도의 교제 자리가 전혀 성도로 느껴지지 않았다.
어느새 나 또한 성도가 아닌 것처럼 느끼게 된 것이고.
각외로 그렇게 평생 머물 것 같던 나의 예배의 당은
이제 점점 가기 싫은 자리가 되었고,
교회는 나를 너무나도 그리워하지만 난 아니다.
이게 무언가 싶다. 신앙이 무언가 싶고.
이게 사실이다. 난 사람 때문에 교회가 싫다.
교회에 많이 실망했고, 내 우뚝 선 삶과는 별개로
내 신앙의 촛불은 계속해서 여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크리스쳔들이 연약함을 핑계로
쑈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너무도 강하게 든다.
어르신들의 신앙은 그게 신앙인지
아니면 생존의 결과에 따른 신뢰인지 모르겠고,
청년들의 신앙이야말로 그저 쇼처럼 느껴진다.
그냥 존귀한 프레임으로 인생을 사는 것에 불과한...
여전히 하나님을 믿고 이보다 더한 사상과 비전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언제 교회로 돌아가야 할까 늘 고민한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 스스로 서글프다.
나도 한때 수많은 가나안들에 대해서
비판은 아니더라도 의구심이 들기는 했지만
이제 내가 처하여 보니 좀 이해는 간다.
나도 딴에는 많이 참고 살았던 게 아닐까 싶다.
다른 번아웃도 아니고 교회 번아웃이라니.
그냥 한탄할 겸 고래고래 외치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