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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말에 기독교가 흥한 이유는 간단히 정리하면 이럼
1. 초기에 교리정립하면서 그리스 철학 요소들을 흡수하고 먹물들한테 어필함
-> 애초에 헬레닉 다신교는 꼬라지가 좆도 한심해서 기독교 나오기 전부터도 배운 놈들은 종교가 아니라 철학에서 정신적 위안을 얻고 살았는데, 기독교가 이쪽 수요를 파고듬. 이건 어디 유대 변방에서 컬트 몰이 좀 하다가 죽은 빈민의 친구 예수가 아니라(물론 이 양반이 닦아놓은 기초가 컸지만) 그 뒤를 이은 태생 로마시민권자 + 그리스 철학에도 빠삭했던 엘리트 바울의 업적이 결정적이었고 이후로도 아우구스티누스 같은 역시 엘리트 철학자 출신들에 의해 강화되어감
2. 이렇게 어느정도 배운 놈들을 포섭한 다음 그들의 자본력으로 흙수저들한테 어필함
-> 로마 세계의 복지라는건 귀족들이랑 신흥 계층이 선거 임박하면 빵과 서커스 뿌려대는 것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음. 돈 좀 벌면서 그럭저럭 귀족행세할 재력 생긴 놈들은 원로원이나 시 참사회에 기어들어가기위해 일종의 통과의례처럼 건물을 짓거나 검투 경기를 열거나 빵을 뿌리거나 했고, 기존 귀족들 사이에서도 거의 순번 돌리듯이 이걸 했음. 근데 권력이 원로원이나 참사회에 있던 시절엔 귀족들이 사비 뿌려가며 이짓거리 하는게 지속이 됐는데 제정기에 슬슬 황제에게 권력이 집중되며 이짓거리들이 의미가 없어지니까 당연히 복지가 줄어듬. 나나미옹은 로마 정신의 실종이 이런식으로 드러났다 이지랄하셨지만 사실 시의원직 같은게 기피 대상이 된 것은 권력 구도의 변화 때문인거임. 물론 황제들은 빵과 서커스를 뿌렸지만 옛날처럼 시 의원 단위에서(로마는 행정체계 개편되기 전까지 자치시가 존나 많았음) 뿌려대던 것에 비하면 규모와 범위가 비교가 불가능함. 이 상태에서 한두세기가 지나면 흙수저들이 폭발했을테니 얘네를 챙겨주는 다른 복지 시스템이 생겨났겠지만, 그런게 없었던 과도기에 이걸 귀신같이 파고든게 기독교임. 도시 중산층들 사이에서 세를 얻은 기독교는 기존 종교들이 거의 강조하지 않았던 자선을 시스템화해서 빈민들 사이에서 무수한 개종자를 낳음은 물론이고 로마 사회 구조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 되어버림.
3. 1,2의 과정 끝에 도시에서 주류세력이 됨
-> 게임에서 종교 세탁 여러번 해본 윾붕이들은 콘스탄티누스의 공인 직전에 기독교 인구가 전체의 15% 남짓으로 추정된다는 것을 보고 '근데 저걸 밀어준다고?'라고 갸웃거리기 쉽지만, 저렇게 단순한 숫자만 보면 진상을 알 수가 없음. 저 인구의 절대 다수가 동부의 주요도시들에 분포해 있었기 때문에 철저히 도시 위주로 모든게 돌아갔던 고대 시대에는 저 15%가 결코 15%가 아니었음. 게임적으로 말한다면 전체 프로빈스의 15%가 넘어가 있지만 개발도 비례로는 그보다 몇배씩 되는 수준? 이 추세는 기독교의 국교화 이후로도 한동안 지속되어서 pagan이란 말의 어원이 됨. 저 단어가 원래 뜻은 촌놈이었음. 즉 도시민은 기독교고 촌놈들이 이교로 남아 있다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