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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문제 고민글입니다. (장문주의)
안녕하세요. 고민이 있어 적어봅니다.
일단 전 죄인입니다. 하나님을 온전히 믿고 성경을 믿게 되었음에도 하나님을 찾지 않고 자꾸만 외면하려 했던 전 죄인이 맞습니다.
어느덧 하나님을 믿게 된지 1년.
대학에 와서 참 많은 이들과의 교류 속에 연인이 될 뻔한 이들도 있었습니다. 제게 호감을 보이는 이들부터 반대로 제가 호감을 가지게 된 경우도 있었죠.
다만 전 교리를 지켜 혼전순결을 지키고자 했습니다. 연이 닿질 않아 평생 홀로여도 그저 처녀로 남고자 했습니다. 그게 저의 신앙이라 생각했고, 마땅히 그리 해야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렇기에 모든 남녀간의 연을 시작하기 앞서 조건을 걸었어요. 섹스리스.
다른 어떤 스킨쉽은 허용하나 관계만큼은 결코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요. 그러나 이를 따라줄 남자는 없었습니다.
처음엔 존중한다 해놓곤, 나중엔 자꾸 낌새를 보이더니 제가 완강히 거절하자 그 끝은 늘 똑같았습니다.
욕을 하거나 화를 내거나 혹은 바람을 피며 떠나가더군요. 하나같이 시간 낭비했다면서요. 처음부터 저와 잘 생각뿐인 이들이었기에 아쉽지 않은 인연이었습니다. 그러나 씁쓸하더군요
나중엔 교인임을 밝히며 이해를 시킬려하기도 했어요. 그랬더니 앞에선 선한 척 뒤에선 등처먹는 아이러니들 아니냐며 모욕을 들었습니다.
솔직히 인간에게 실망을 했습니다. 이리도 문란할 수 있나. 더불어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단 한명이라도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이 있을까 하며.
익명에다가도 묻고, 실친들에게도 물어봤습니다.
연애를 하기에 앞서 섹스는 필수적이냐고.
만장일치로 모두가 그러하다 말했습니다.
질문을 바꿔서 물어봤어요. 일부러 자극적이게.
성관계에 안좋은 기억이 있는 사람이어도 이해 못할 문제인지에 대해서요.
이또한 만장일치로 이해 못한다는 답을 받았습니다.
어쩌면 요즘의 연애에서 관계란 숨쉬는 것만큼이나 필수적인 요소인가봐요.
어느 순간부터 제가 민폐 덩어리같이 느껴지더군요.
소개가 들어오고 과팅에 초대도 받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거절했습니다. 애써 무시했어요.
저와의 연애가 시간낭비라 했던 어느 이의 말이 콕 박힌 것마냥 가슴께가 아팠고 용기가 안 나더군요.
교인들께 말하니 교회 안에서 찾으랕 말을 들었으나, 청년부엔 다들 30 언저리를 바라보는 이들 뿐이라 그 누구도 이성으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냥 연애를 포기했었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참 간사하게 해가 바뀌고 주위에 모솔이었던 지인들이 하나둘 연애를 하는 걸 보려니 씁쓸하더군요.
주변인들도 의아하게 절 보았습니다.
허우대 멀쩡한데 왜 연애를 안하는지에 대해 묻는 이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그저 눈이 높아 그렇다는 식으로 답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현타도 오더군요. 누구도 이해 못해줌에 씁쓸하고 외롭고, 심지어는 교회 다닌다는 이들조차 섹스를 한다는 말에 내가 잘못된 사상을 가졌나 하는 생각도 들면서 자조하게 되더군요.
그러다 어느날.
지금의 남친을 만나게 되었어요.
제가 제시했던 조건도 허용했습니다. 섹스 없는 연애 충분히 가능하다구요.
의심도 하고 찔러도 봤으나 진심이었습니다.
정말 기뻤어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인연인가 싶기도 했죠. 그랬어요. 그랬는데...
남친이 좀 독특항 취향을 가진 사람이더군요.
다름 아닌 연인 관계임에도 수평이 아닌 수직관계이길 원했어요. 남친은 그저 누군가의 밑에서 명령을 따르고, 봉사함에 행복해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렇기에 전 의견을 묻는 것이 아닌 어느 순간부턴가 남친의 모든 행동을 지시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더군요. 그래야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니까..
남친은 절 공주 내지는 군주인 마냥 우러러봅니다.
불평등한 부탁을 해도 군말없이, 아니 도리어 행복해하며 따릅니다.
그리고 제 말을 따랐을 때 오는 칭찬을 좋아해요.
머릴 쓰다듬고 뽀뽀해주길 바라죠. 마치 주인에게 칭찬받을려 행동하는 강아지마냥요.
남친은 모든 일상을 제게 보고합니다. 몇시에 일어났고 뭘 먹었고, 오늘 일정은 무엇인지. 전 그리 안하는데 대답도 안해도 늘 일상을 보고해요.
그걸 즐기기에 막질 않았죠.
모텔에 들어서면, 전 아무것도 하지 않아요. 전 가만히 누워있으면, 남친이 손수 과자를 넣어주거나 마사지를 해주죠. 어떨 땐 제가 옷 갈아입는 걸 도와주고 싶어하기도 합니다. 손하나 까딱 안 한 채 본인에게 지시해주길 바래요. 그 뒤에 칭찬을 해주면 굉장히 기뻐하죠.
티비 프로그램도 제가 보고픈 걸 봐요. 좋아하는 프로그램 없냐 물으면, 제가 좋아하는 걸 보고 싶다고 말해요.
바람을 피우냐 그것도 아닙니다. 집돌이라 집에만 있어요. 한번은 술 담배도 끊어보라 했더니, 금연에 금주까지 실천하더군요.
한때는 서로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될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전 남친에게 삶의 좋은 방향을 지시하여 남친이 성장하고, 전 그런 남친에게 어울릴 사람으로 공부나 자기관리를 열심히 하죠.
굉장히 시너지 되는 관계지 않나 생각했어요.
남들이 보기엔 남친이 지극정성 절 아껴주는 연애를 하는 듯 보입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에요.
하지만 마음 한켠이 자꾸 걸리더군요.
이건 정상적인 연애 관계가 아님도 명확하니까요.
주인과 시종. 아니 이건 거의 노예나 다름없죠.
섹스를 하잔 말을 하지 않는 남친은, 섹스를 안해도 괜찮아서보단, 제 명령에 따르기 위해 안하는 선택을 한 거였어요. 이러하다보니 고민이 되네요.
이 비정상같은 관계를 유지해도 될지를요.
앞서 나열한 문란해보이는 평범한 20대 또래들과는 전혀 다르며, 전 이러한 독특한 남친으로부터 사랑받는 느낌을 여실히 느끼곤 합니다. 지금 행복하니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자 싶으면서도 자꾸 이게 맞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세시절 평민이 왕을 우러러 보듯이 절 우러러 보는 남친. 우상숭배는 아닌데, 내가 우상이 되어가고 제게만 온전히 맞춰진 이 관계를 유지해도 될까요?
성경적으로 종교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묻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