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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변의 개신교인들은 선해요. 근데...
참 뭐라고 콕 찝어 말하기 어려운 거북스러운 면이 느껴지는데 그게 뭘까 예전부터 신기했어요
그들은 대개 선하고 긍정적이고 열심히 살아요.
코로나 이후에 TV에서 본 신천지, 열방센터, 오늘의 머시기 국제학교 등에서 느껴지는 원초적인 무식함?이 전혀 없는
오히려 고학력에 경제적으로도 윤택한 사람들이 많아요.
근데 비판적 사고라는게 안되는건지, 아니면 모든걸 주님의 뜻이라 여기고 범사에 감사해서 그러는건지
뭔가 이상하고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입을 꽉 다물고 모른척 해요. 자기한테 불이익 오는거 아니면 마치 못봤다는 듯 행동하더라구요. 집단이나 사회 전체를 볼 때 뭔가 다른 방향이 필요하다는 말을 비추기만 해도 굉장히 불편해해요.
한 친구는 제가 한국의 교육 현실이 아이들을 너무 힘들게 하는거 같다고 지나가듯 얘기하니까, "OO아, 넌 생각이 너무 많다. 그러면 네가 힘드니까 생각을 좀 줄여보도록 해." 근데 얘가 무려 명문대 교육학 박사에요.ㅎㅎ 지금은 애들 키우고 매일 새벽기도 나가고 교회 크고 작은 모임 나가느라 하루가 어찌 가는지 모르겠다고 해요. 일 안하는거야 개인의 자유죠. 근데 10대, 20대 때 느낀 그 친구의 날카로운 지성미가 표백된 느낌이 들어서 안타까워요.
다른 지인도 정말 모범적인 가정생활을 꾸려나가는데 가끔 전화를 해서는 자기 아이에 대한 시시콜콜한 얘기를 저와 나누고 싶어해요. 이를테면 아이가 외고를 들어갔는데 사교육없이 고군분투하고 있고 이번 시험에서는 자기랑 같이 밤새워 내신 공부를 했고(지인이 영어교사임)...좀 듣다가 바쁜척하고 끊기를 여러번, 이제는 안받으려고 해요.
이밖에도 여러 명이 있는데 암튼 제 느낌은 분명히 성실하게 아주 자기 삶을 충실히 살고 있는데 자기와 자기 가족 외에는 별로 공동체적 관심사나 걱정(염려), 공감과 배려가 없는 느낌? 그리고 문제적이거나 어두운 면, 생각해볼 꺼리 등에 대해 아예 다가가고 싶어하지 않는 느낌이 들어요.
주님의 어린양이 되기 위해 아예 비판적 사고는 접어두기로 한건지,
너무 폐쇄적으로 자기들만의 공동체안에서 주로 생활하다가 스펙트럼이 좁아져버린건지
암튼 궁금합니다. 무엇보다 마음으로는 제가 그녀들을 거부하고 있는데 잘라버리기에는 선한 사람들이라 제가 죄책감을 느낀다는거.. 개신교를 싸잡아 비판하려고 쓴 글은 아니예요. 혼자 느낀 점을 공유하고 싶었어요. 어쩌면 그들이 나쁘거나 이상한게 아니라 교회 문화(교육방식이나 세계관?) 때문에 그렇게 되는게 아닌가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