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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벙글 개독의 역사
종교적 내용이 아니라 성서에 대한 기독교적 시각의 역사에 대한 정리임 오해 ㄴㄴ
(3줄 요약 있음)
국내 기독교계 사이비들의 주요 레파토리 중 하나가
성경을 글자 그대로 믿는 기성 교회는 멍청하다
우리 교주의 합리주의적 시선에 입각한 해석이 진리다
우리 교주는 하나님의 계시를 받아 진정한 진리를 전파하기 위해 이 땅에 내려온 사람이다
대충 이런 식인데, 기독교 역사에 해박한 사람은 금방 개소리라는 걸 알 수 있음.
1.
사실 이런 오해가 생기는 것은 기성 교회의 뿌리깊은 신비주의적 포교 성향 때문에 생긴 일종의 자업자득인데, 기독교 특유의 소외계층 친화적인 교리에 더불어 고대부터 절대다수를 차지했던 무학 계층의 포교를 위한 일종의 전략이었음.
예를 들어, 우상 숭배를 경계하고 검소함을 중요시하던 기독교에서 갑자기 성상과 교회를 으리으리하게 짓기 시작한 이유도 유럽의 주류사회가 당시 문명국이었던 라틴족에서 야만족 출신인 게르만으로 바뀌기 시작하면서 부터임. 얘들은 화려하고 웅장하게 만들어진 성상과 교회를 봐야만 자기들의 신보다 야훼가 더 강한 신이라는 걸 받아들였다고 함. 일종의 포교 전략. 그 전엔 예수의 희생의 상징으로 십자가를 내세울 지 언정 성상이나 예수상 같은건 우상숭배라고 못 만들게 함. ㄹㅇ임 ㅋㅋ
2.
의외로 기독교의 지식인들은 초기부터 성경의 내용은 신화적 서술이 다분하다는 것을 일찍이 인지하고 그 해석에 대하여 매우 치열하게 연구하고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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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4세기의 인물인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어떤 기독교인들은 자꾸 멍청한 발언을 해서 많은 기독교인들이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받는다. 천체의 이치에 대해 이미 많은 사실들이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져있는데 어설픈 성경 해석자들은 이러한 사실들을 무시한 채 성경을 오로지 글자 그대로 해석하여 기독교인들을 그저 무지하고 이치에 맞지 않는 황당한 주장만 하고다니는 이상한 사람들이라는 안 좋은 인식을 퍼뜨리고있다. 성경 저자들이 의도한 교리적 사상적 가르침을 도출해내야지 옛 사람들이 적은 거시적 내용 그대로가 사실이라 가르치는 황당한 행동을 해선 안된다."
며 당시 기준 '개독'들을 크게 비판한 적이 있다. 이 당시부터 이미 지식인들은 신화와 현실을 구분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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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당시 라틴 문명(당시엔 로마)은 당대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와 과학력을 보유하고 있었고, 놀랍게도 이들은 기원전 4세기부터 지구는 둥글고 월식은 지구의 그림자가 달에 비친 것이며,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것, 자전과 공전은 물론 심지어 자전축이 기울어 있다는 것과 그 정확한 기울기 까지 알고 있었다.
(물론 중력의 존재를 모르고, 세차운동과 타원운동 등의 세부적인 것까지 밝혀내진 못했으며 서로마 멸망 이후 게르만족이 빈자리를 차지하며 라틴 과학의 일부 명맥이 끊겨 중세까지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갈릴레오의 종교 재판도 사실 교회가 지동설 자체를 극구 부정한게 아니라 천체 운동 모델에 대한 수학적 검증을 요구했을 뿐이었고, 또 갈릴레오 자체가 성격에 문제가 많은 냥반이라 기독교 세력에 미움을 사서 생긴 해프닝에 가깝다. 당시 기독교 사제들도 문과긴 해도 당대 최고의 지식인들이라 천동설과 지동설 양 쪽의 오류를 모두 알고 있었고, 갈릴레오의 증명법이 이치에 맞다면 그냥 지동설을 공인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3.
결론은 성서를 글자 그대로 해석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전혀 새로운 시각이 아니라는 것임.
현대에도 엘리트 신학 공부를 하는 카톨릭 사제들은 이 같은 사실들을 모두 알고 있다고 한다. 다만 일반 신도들에게 이 같은 내용을 가르치지 않는다. 이 같은 방법은 포교에 효과적이지 않고 오히려 많은 평신도들이 광신적 포교를 하는 다른 교회로 이탈하는 것이 이미 많은 사례를 통해 입증되었기 때문임.
4.
하지만 언뜻 합리적이기만 할 것 같은 이 시각에도 큰 단점이 하나 있는데, 성서의 자의적 해석에 의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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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교회의 부패가 극에 달했을 때 발생한 면죄부 판매 사건임.
구텐베르크가 일으킨 인쇄 혁명 이후로 각국의 언어로 번역된 성경의 대량 보급이 이루어지며 민간에서도 성경에 비교적 쉽게 접근가능해진 이 즈음에 교회의 패악질에 넌더리 난 개신교 종파들에 의해 성직자들이 아닌 성서 그 자체의 가르침을 따라야 한다며 성서제일주의, 성서무오설이 나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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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사실 칼뱅의 성서무오설은 오히려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사상과 비슷한 것으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개독들의 "과학적 사실을 모두 무시한 채 무지성으로 성경을 믿자!" 와는 매우 다른 사상이라고 함.
무지성 신봉은 완전축자영감설이라고 해서 또 다른 사상임.
여튼 이 성서제일주의는 무오설과 축자설등을 등에 업고 미국 등 전세계로 퍼졌고
현재 미국에서 창조과학회와 지구평평설을 믿는 ㅂㅅ들의 기원이 되었으며
현대 한국 기독교 종파의 뿌리가 되어 한국에 기독교근본주의자들이 판을 치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3줄 요약
1.기독교 초기부터 교회의 지식인들은 성경의 비과학적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이를 통해 일찍이 성서비평학과 해석학이 발달했다
2.하지만 포교와 민간 통제를 위해 어려운 얘기는 제치고 대중에는 신비주의적 가르침만을 설파했다. 전근대 인류의 99%는 무학에 가까웠기 때문.
3. 한국의 기독교 근본주의적 분위기는 칼뱅의 사상에서 조금 왜곡된 미국 청교도 종파의 영향이며, 한국 사이비들의 단골 레파토리인 "우리는 성경을 글자그대로가 아닌 합리적으로 해석한다"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