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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종말은 결국 오는가 f.성해영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교수
요약하자면, 한국 사회는 전통적인 제도 종교의 쇠퇴를 빠르게 경험하고 있지만, 이는 종교성의 완전한 소멸이라기보다는 새로운 형태의 영적, 종교적 탐구로 변화하고 있는 과도기이며, 이러한 변화 속에서 종교가 인간 삶의 근원적인 질문에 답하며 건강한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 쇄신이 필요하다는 점이 핵심 논의입니다.
- 전통적인 제도 종교의 쇠퇴: 한국에서 전통적인 제도 종교의 영향력과 중요성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과거 1960-70년대에 사회를 선도하고 계몽했던 종교와 달리, 현재는 개인적인 기복 신앙에 머물거나 사회적인 역동적인 움직임을 주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종교가 현대인이 요구하는 것을 제대로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탈종교화 및 비종교인 증가: 이러한 변화로 인해 종교를 떠나거나 아예 종교를 가지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의 무종교인 비율은 매우 높습니다 (78~80%, 특정 조사에서는 90%). 종교에 대한 무관심, 혹은 나이 많은 분들 중심의 문화에 대한 거리감 등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성직자(스님, 신부님, 수녀님)를 희망하는 사람들의 수도 급감하고 있어, 제도 종교의 유지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 쇠퇴의 원인: 종교가 과거 방식대로 소수의 교육받은 집단이었던 때와 달리, 사회 전반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면서 옛날 방식의 교리 설명이 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또한, 무종교인이 많아진 상황에서 종교의 부정적인 행태나 잘못이 증폭되어 종교 전반의 이미지를 급속도로 나쁘게 만들고, 이는 종교를 가지려는 의향을 더욱 감소시킵니다.
- 새로운 종교적/영적 현상의 부상: 제도 종교는 쇠퇴하지만, 사람들이 유물론적인 세계관만으로 종교를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종교 자체에 대한 관심이나 사회/개인을 위한 종교의 역할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제도화되지 않은 비공식적인 종교 활동이나 새로운 형태의 영적 탐구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점집, 타로 카드 등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명상, 수행, 템플 스테이, 산티아고 순례길 같은 활동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깊이 발견하고 체험하려는 열망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전통적인 '종교적 현상'이라고 부르기는 어렵지만, '영적 현상'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Spiritual but not religious').
- 인간의 본질적인 필요성: 수천 년 동안 인류가 예수나 붓다의 가르침을 통해 삶의 고통과 의미를 발견하고 극복해 온 것처럼, 바람직한 기제로서의 종교 혹은 종교의 역할은 여전히 사람들에게 필요하다는 관점입니다. 인간은 죽음 이후의 세계나 존재의 근원, 삶과 죽음의 의미 등에 대해 고민하며, 이는 과학이나 이성만으로는 완전히 채워지지 않는 영역입니다.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론에서 자아실현 단계를 넘어선 '자아 초월'의 욕구처럼, 먹고 사는 문제를 넘어선 심오한 탐구는 계속될 수 있습니다.
- 단절인가, 순환인가: 현재 종교의 변화를 두고 '단절'과 '순환'의 관점이 논의됩니다. 옛날 방식의 종교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단절이지만, 종교가 삶에 갖는 의미 자체가 새롭게 만들어지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순환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무종교 속의 종교, 종교를 넘어선 종교 같은 새로운 현상이 이를 보여줍니다.
- 한국 사회의 특수성: 한국은 자본주의, 민주주의, 다양한 종교 등 세계가 만들어 놓은 시스템을 도입하여 성공적으로 운영해 온 매우 드문 사례로 꼽힙니다. 동시에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무종교인 비율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국가 중 하나이며, 이는 앞으로 전 세계 종교가 어떻게 변화할지를 보여주는 패러다임이 될 수도 있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는 다종교 상황에서 이러한 변화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 미래에 대한 전망 및 과제: 전통 종교는 변화해야 하며, 옛날 방식의 접근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서 삶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종교적 지혜나 네러티브가 중요해지며, 사회 전체가 이를 수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종교는 개인의 이기심(예: 자신의 합격만을 기원하는 기도)을 경계하고, 보편적이고 공공성 있는 가치를 추구해야 합니다. 동시에 제도권 밖의 검증되지 않은 사이비 종교나 무분별한 무속 행위 등 부정적인 형태로 종교성이 발현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존재합니다. 종교가 건강하게 사회적 기능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종교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형태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명상 같은 세속적인 치유 기법도 종교적 네러티브와 결합될 때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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