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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망한 건 십일조 안 해서' 하나님 이름으로 성도에게 저주 퍼붓는 교회 목사들
내가 다니던 교회에는 철수 형제라는 분이 있었다. 몇 년 전만 해도 사업이 잘 돼서 교회에도 헌금을 많이 하고 여러모로 본이 되는 분이었다. 늘 밝고 긍정적이었으며, 힘든 사람들을 보면 먼저 다가가 돕는 따뜻한 마음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철수 형제가 갑자기 사업 실패로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평생 일궈온 모든 것을 잃고 감당하기 힘든 빚까지 지게 되면서, 형제는 깊은 절망감에 빠졌다.
믿음이 좋은 형제였기에, 그는 이 힘든 시기에 교회가 자신에게 위로와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믿었다. 셀 리더에게 자신의 상황을 털어놓고, 교회 중보기도팀에도 기도를 요청했다. 하지만 교회의 반응은 그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을 넘어, 그의 영혼에 더 깊은 상처를 주는 것이었다.
일부 리더들과 고참 교인들이 철수 형제의 사업 실패를 두고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걱정하는 듯했지만, 그 내용이 점점 섬뜩하게 변질되었다. "철수 형제가 예전에 십일조를 제대로 안 해서 하나님께 벌을 받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그의 교만을 꺾으시는 과정이다", "혹시 숨겨진 죄가 있어서 그런 시련이 온 것 아니냐"는 식이었다. 그들의 입에서는 위로 대신 판단과 정죄의 말만 쏟아져 나왔다. 형제의 고통을 '하나님의 징계'라고 단정하며, 그 원인을 형제 자신의 불신앙이나 숨겨진 죄에서 찾으려 했다.
특히 재정 문제와 결부시켜 사업 실패를 '십일조를 제대로 드리지 않은 결과'라고 몰아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마치 하나님이 십일조 액수에 따라 축복과 저주를 내리시는 분인 것처럼 묘사하며, 철수 형제의 고난은 그가 하나님과의 재정적 약속을 어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힘들어하는 형제에게 따뜻한 밥 한 끼 사주고 어깨를 두드려주지는 못할망정, '네가 믿음이 부족해서, 네가 죄를 지어서 이렇게 된 것'이라는 잔인한 말로 그의 영혼을 후벼 팠다.
담임목사님조차 강단에서 고난에 대한 설교를 하며 "하나님께서 우리를 단련하시거나, 우리가 돌아보지 못한 죄 때문에 징계하실 때가 있다"는 식으로 말씀하셨다. 물론 원론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지만, 지금 철수 형제가 겪는 고난을 두고 하는 말 같아 듣는 나조차 불편하고 괴로웠다. 교회의 영적 리더십조차 고난을 겪는 성도에게 무작정 '네 죄 때문이다' 혹은 '네 믿음 문제다'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듯 보였다.
철수 형제는 교회 안에서 고립되었다. 위로받고 싶어 다가갔지만, 돌아오는 것은 차가운 시선과 정죄하는 말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사업 실패의 고통보다, 믿었던 교회 공동체로부터 받은 상처와 배신감 때문에 더 힘들어했다. 결국 철수 형제는 교회를 떠났다. 하나님과의 관계 이전에, 사람들에게서 받은 상처가 너무 컸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그 과정을 지켜보며 교회에 대한 깊은 환멸을 느꼈다. 고난 속에 있는 성도에게 필요한 것은 영적인 잣대로 한 차가운 분석이나 정죄가 아니다. 죄 때문인지 아닌지는 하나님만이 아신다. 인간적으로 해줄 수 있는 것은 그저 함께 울고, 함께 기도하고,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돕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교회는 고난을 '죄'나 '믿음 없음'의 증거로만 보며, 하나님 이름을 빌려 성도에게 저주와 다름없는 판단을 퍼부었다.
사랑과 공의를 외치는 교회 안에서 가장 비인간적이고 불공정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사업 실패보다 더 뼈아픈, 교회 공동체의 차가운 외면과 정죄가 철수 형제를 두 번 죽였다. 그런 교회는 더 이상 나에게 안식처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