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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목사 지도자의 심리 편집증 (망상증)
나는 책읽기를 좋아한다. 누군가 독서는 취미가 아니라고 하길래, 그 후부터 내게 취미를 물으면, 심방이 취미이고, 설교가 장기이며, 상담이 전공이라고 농담 삼아 말하지만, 실제로 책을 좋아한다. 은퇴 후에는 작은 북 카페를 열거나, 아니면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도서관 근처에 집을 마련하고 살고 싶을 정도이다. 독서광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빈손으로 집을 나가면 허전하다. 화장실에 갈 때에도 책을 들고 가며, 장거리 비행기를 탈 때에 책이 없으면 안절부절 못한다.
인텔의 사장, 앤디 그로브가 쓴 〈오직 편집증 환자만이 살아남는다〉라는 책이 있다. 현대와 같이 기술이 10배로 변화하고 있는 때에는 편집증에 걸린 사람처럼 항상 긴장하고 경계하는 사람이 살아남는다는 주장이다. 그러고 보면 편집증이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닌 듯싶다.
편집증이란 정신의학적으로는 망상장애 혹은 광범한 정신장애를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었고 언론이나 문학적으로는 의심이 많은 사람을 뜻하기도 했다. 편집증의 원래의 뜻은 영어의 '파라노이아(paranoia)'를 번역한 말이다. 그리스어의 para(beside)와 nous(mind)에서 유래한 말로서 '제정신이 아닌', '마음의 결함'이란 뜻 정도가 되겠다. 편집증의 국어사전 정의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는 정신병의 한 가지'이며 앞서 언급했듯이 정신의학적으로는 망상장애의 옛 말에 해당한다. 망상이란 '논리적 불합리 혹은 모순된 증거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믿음이나 지각이 지속되는 상태'를 뜻한다.
교회지도자들 가운데는 편집증 혹은 망상증세에 빠진 사람들이 있다. '애정망상'에 걸린 사람이 있는데, 어떤 특정한 성도가 자신과 로맨틱한 사랑에 빠졌다고 믿는 망상이다. 이런 이들은 비밀스럽게 전화를 걸거나 선물이나 편지를 보내고 스토킹을 하는데, 망상의 내용은 '그와 나만의 비밀'에 부치는 경우가 흔하다.
'과대망상'도 있다. 자신이 위대한 사람이며, 많은 은사와 장점을 가졌는데 사람들이 몰라준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신대원 교수 한 분이 찾아와 대화중에 나눈 말로, 신학생들이 이런 과대망상에 빠져 작은 교회에서 봉사하지 않으려 한다니 안타깝기도 하다.
'질투망상'도 있다. 나를 제외하고 다른 이들과 깊게 사귀거나 교제한다고 믿는 망상증세이다. 성도들 가운데는 이런 질투망상으로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을 의심하면서 힘들게 지내는 이들이 많다.
'피해망상'은 자신이 음모에 휘말려 있다든지, 속임수에 걸려들었다, 혹은 누군가 자신의 뒤에서 헐뜯고 비난하고 있다고, 자신의 목적을 방해하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아주 사소한 단서라도 이러한 망상의 체계에서는 확신하게 되는 근거로 작용한다. 이런 사람들은 끊임없이 고소를 하고 정부나 언론에 자신의 억울함을 알린다.
성경에 보면 이런 편집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사울왕은 나라를 구한 영웅이며, 자신의 사위인 다윗에 대해 피해망상 혹은 질투망상을 가졌기에 수차례나 목숨을 빼앗으려 했다. 아합왕은 엘리야에 대해 피해망상을 보인다. 그는 부인인 이세벨을 통해 엘리야를 죽이려 했다. 예수님 탄생 당시의 유대 왕이었던 헤롯도 피해망상증 환자이다.
그는 메시야로 오신 예수를 죽이려 했다. 하나님은 편집증을 기뻐하지 않으신다. “마음이 청결한 자가 하나님을 볼 것이다”고 했다. 빨리 이런 마음에서 자유하고 청결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