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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 충만' 찬양팀의 숨겨진 얼굴 – '문제 있는' 성도님은 무대에 설 수 없습니다
나는 대학생 때부터 우리 교회 찬양팀에서 싱어로 섬겼다. 무대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는건 정말 큰 기쁨 이었고, 찬양팀 멤버들은 가족 같았지. 우리 팀은 다른 부서에서도 알아줄 만큼 '은혜가 충만하다'고 소문나있었고, 실제로 예배 때마다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나는 우리팀이 그저 실력만 좋은게 아니라, 영적으로도 깨어있고 서로 사랑 하는 진짜 공동체 라고 믿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면서, 그 '영적 공동체'라는 말 뒤에 숨겨진 차가운 현실 을 알게 됬다. 찬양팀은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 했다. 무대 위에서는 밝게 웃고 완벽한 모습만 보여야 했고, 개인적인 힘듦이나 약점은 철저히 숨겨야 하는 분위기 였어. 리더는 늘 "우리는 성도들에게 영적인 영향력을 주는 사람들이니, 삶 에서도 본이 되야 한다"고 강조 했다. 그말 자체는 맞지만, 그게 때로는 비수 가 되어 돌아왔다.
우리팀에 민지 라는 자매가 있었어. 목소리도 좋고 실력도 뛰어난 친군데, 몇 달 전부터 집안 일 때문에 많이 힘들어 했어. 얼굴도 어두워지고 연습에도 몇 번 빠지 고... 나랑 친해서 속얘기를 좀 들었는데, 정말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 이드라고. 당연히 교회 공동체 로써 품어주고 함께 기도해줘야 하는게 맞잖아.
근데 찬양팀 리더와 몇몇 리더급 멤버들은 민지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어. 대놓고 말하진 않 았지만, 민지가 '영적으로 흔들린다'는 식 으로 수근거렸지. 모임때도 민지 앞에서 은근히 "요즘 힘든 지체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거나, "어떤 문제든 믿음으로 이겨내야 한다" 는 둥... 민지 들으라고 하는 소리 같았어. 심지어 어떤 리더는 민지 한테 "네 안에 해결되지 않은 죄 가 있어서 힘든거 아니냐"는 식으로 말 하기도 했대. 어이가 없었지.
결정적으로 민지가 무대에서 제외 됬을 때, 나는 더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리더는 민지 한테 "네가 지금 마음이 어려우니, 찬양팀 의 '영적인 분위기' 를 흐릴수 있다", "네가 먼저 영적으로 회복되야 무대에 설수 있다"고 했어. 노래 실력이나 연습 참여 문제는 전혀 아니였어. 단지 '힘들어 보인다'는 것, '개인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 때문에 무대에 설 자격을 잃은 거지. 마치 민지의 힘듦이 찬양팀의 '깨끗하고 은혜로운' 이미지 에 방해 가 된다는 식 이었어.
이게 말이 돼? 찬양팀은 완벽한 사람들만 서는 곳 이야? 아프고 힘든 사람은 무대에 서면 안돼? 오히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을 찬양 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격려 해줘야 하는거 아닌가? 아니, 무대 이전에 공동체 로써 당연히 품어주고 기도해주고 도와줘야 하는 거잖아. 근데 우리팀은 민지의 아픔을 '무대에 서기 부적합한 결함' 으로 본 거야.
나는 리더에게 따졌어. 이건 예수님 마음이 아니다, 아픈 지체를 외면하고 정죄 하는건 잘못 됬다. 하지만 리더는 자기 생각이 확고했어. "찬양팀은 구별된 자들 의 모임 이다", "우리는 세상과 달라야 한다"는 말만 반복 했지. 결국 민지는 찬양팀을 그만 뒀어. 큰 상처 를 받고... 나도 그 일 이후로 찬양팀 활동 에 회의감 이 들었지.
겉으로는 '은혜 충만',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를 외치면서, 실제로는 이미지 관리 에 급급해 아프고 힘든 지체를 배제 시키는 모습. 완벽해야만 설수 있는 무대, 문제 있으면 뒤로 밀려나는 현실. 그 위선적인 모습에 진심 으로 화가 나고 토악질 이 나올 지경 이었다. 내가 섬겼던 찬양팀은 하나님을 높이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의 시선과 완벽주의에 갇힌 차가운 팀 이였던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