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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건축 헌금 수십억, 그중 절반은 '접대비'? – 성전 아닌 검은 거래의 성
내가 다니던 교회는 몇 년 전 대대적인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낡은 교육관을 허물고 최신식 시설을 갖춘 새 건물을 짓는 일이었다. 담임목사님은 강단에서 비전을 선포했고, 장로님들은 물론 온 성도들이 뜨겁게 아멘으로 화답하며 헌금 작정에 동참했다. 건축 헌금으로만 수십억 원이 모였다. 나 역시 장로로서 건축위원회 재정 분과에 참여하게 되었을 때, 하나님의 성전을 짓는다는 거룩한 사명감에 가슴이 벅찼다.
■ 이해할 수 없는 '끼워 넣기' 계약
처음부터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은 있었다. 여러 건설업체로부터 견적을 받았는데, 유독 특정 업체(편의상 '믿음건설'이라고 하자)가 계속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 다른 업체보다 견적이 훨씬 높았는데도 말이다. 심지어 건축과 직접 관련 없는 품목들 – 고가의 조경 공사나 불필요해 보이는 내부 인테리어 자재 – 이 슬쩍슬쩍 견적서에 끼워 들어왔다.
재정 분과에서 문제를 제기하면, 건축위원장인 박 장로님과 담임목사님은 늘 "믿음건설이 우리 교회에 가장 헌신적이고, 영적으로도 가장 합당한 업체"라는 애매모호한 말로 일축했다. "공사 기간을 맞추려면 이 업체가 가장 확실하다", "하나님께서 이 업체를 통해 일하신다"는 영적인 수사만 반복될 뿐이었다.
점점 의심이 깊어졌다. 밤늦게까지 교회 사무실에 남아 재정 서류를 들여다보는데, 믿음건설과의 계약서에 명시된 건축비 총액이 우리가 처음 논의했던 견적보다 훨씬 부풀려져 있다는 걸 발견했다. 그리고 그 차액만큼의 자금이 '컨설팅 비용', '업무 추진비', 심지어 '접대비' 같은 항목으로 별도의 계정을 통해 지출된 흔적을 포착했다.
■ 장부 뒤에 숨겨진 검은 거래
충격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몇몇 재정부 직원들이 쉬쉬하며 들려준 이야기는 더 경악스러웠다. 건축 계약을 따내는 대가로 믿음건설 측에서 교회 지도부, 특히 박 장로님과 담임목사님에게 '리베이트' 명목의 뒷돈을 건넸다는 것이다. 부풀려진 건축비의 상당 부분이 이들의 주머니나 비자금으로 흘러 들어갔고, 그 돈은 고스란히 성도들이 하나님께 드린 '건축 헌금'에서 나간 것이었다.
나중에 우연히 보게 된 내부 문건이나, 재정부 직원이 몰래 건네준 자료에는 그 '접대비' 내역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었다. 서울 강남의 최고급 룸살롱, 수백만 원짜리 식사 영수증, 명품 선물 구매 내역, 심지어 해외 골프 여행 경비까지. 이 모든 것이 '교회 사업 관련 접대' 혹은 '목회 활동비'로 둔갑하여 처리되고 있었다. '하나님의 성전을 짓는 거룩한 일' 뒤에서는 파렴치한 검은 거래가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 위선적인 침묵과 권력의 폭력
나는 몇몇 뜻이 맞는 장로님들과 함께 이 문제를 공론화하려 했다. 교회 재정의 투명성을 요구하고, 믿음건설과의 계약 비리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담임목사님과 박 장로님을 중심으로 한 기득권 세력은 강력하게 우리를 막아섰다.
"교회의 거룩한 사업에 찬물을 끼얹지 마시오!"
"사탄이 장로들을 통해 역사를 방해하고 있구나!"
"이건 목사님과 장로님들 간의 신뢰 문제입니다. 재정을 의심하는 건 불신앙입니다!"
나중에는 인신공격과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 나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이 퍼졌고, 내가 속한 사업체에 압력을 넣는다는 이야기까지 들렸다. 장로회 회의에서는 고성이 오가고 서류 뭉치가 날아다니기도 했다. 영적인 권위와 교회의 위계질서는 진실을 은폐하고 비리를 옹호하는 도구로 전락했다.
결국 우리의 문제 제기는 묵살당했고, 건축 프로젝트는 그대로 진행되었다. 수십억 원의 헌금은 건축이라는 이름으로 사라졌고, 그 뒤에서 누가 얼마나 배를 불렸는지는 알 길이 없었다. 새 교육관이 완공되고 웅장한 헌당 예배를 드릴 때, 담임목사님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놀라운 성전을 허락하셨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성도들은 기립 박수를 치고 할렐루야를 외쳤다.
하지만 나는 그 순간, 이 아름다운 건물이 수많은 성도들의 순수한 헌금과 그 뒤에 숨겨진 더러운 돈과 위선으로 지어졌다는 생각에 구역질이 났다. 이곳은 하나님의 성전이 아니라, 탐욕과 비리의 '검은 거래의 성'처럼 느껴졌다. 내가 지키려 했던 교회의 거룩함은 이미 돈과 권력 앞에 무너져 내린 지 오래였다. 장로라는 직분이 무겁게 느껴졌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